조회 수 148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박종선 갈리스토 신부

기다리는 하느님


필리 1,4-6.8-11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루카 3,1-6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어느 하루는 한 아이와 엄마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준비해 놓은 블록을 쌓아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헤매는 것 같아 제가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엄마는 저를 막으면서 “기다려 주면 혼자서 다 완성할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려 보니 이내 아이는 결국 혼자서 그 블록을 완성시켰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마지막까지 블록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지금 대림 - ‘기다림’이라는 시간에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다림은 우리들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도 다시 오신다고 한 그날을 분명 기다리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님이 아직 오시지 않고 기다리고 계시는 이유는 아직 우리에게 주어진 계명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주님이 오시기 전 주님의 길을 곧게 닦아 놓았듯(루카 3,4)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좋은 일, 사랑의 계명을 우리가 완성을 해야만 주님은 더 이상 기다리시지 않고 우리 곁으로 오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엄마가 블록을 쌓는 아이를 기다리듯 주님도 우리가 사랑의 계명을 완성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계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기다리듯 주님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은 우리의 손으로 주님의 길을 닦고 사랑의 계명을 완성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꼭 오시겠다고 한 주님의 날이 더욱 가까이 올 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시간, 지금 나는 그냥 손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를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항상 주님께서 시작하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완성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되는 그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1. 9월 24일 연중 제25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강론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 어느덧 9월 순교자 성월의 마지막 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땅의 우리 신앙 선조들께서 보여주신 그 열렬한 믿음과 삶을 다시금 되새깁시다. 추석 명절을 앞둔 이때,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기쁨에 설레는 때이기도 ...
    Date2023.09.21 Views89 file
    Read More
  2. 9월 17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강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 그대는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 신앙을 청합니다. † 신앙이 그대에게 무엇을 줍니까? ○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가장 ...
    Date2023.09.14 Views148 file
    Read More
  3. 9월 10일 연중 제23주일 강론

    “용서는 도전이요, 용서는 선택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마태오 복음은 유대계 그리스도교인들을 위해 쓰였던 복음입니다. 유대인 출신의 그리스도교 사람들, 즉 자기들의 율법과 가르침에 충실했던 이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고 마태오 복음은 바로 그런 ...
    Date2023.09.07 Views99 file
    Read More
  4. 9월 3일 연중 제22주일 강론

    하느님의 유혹 하느님은 우리를 유혹하신다. 다양한 방법으로 유혹하시지만, 특히 고난과 한계를 주심으로 우리를 유혹하신다. 그런 상황을 겪으며 인간이 ‘나실현’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다. 사람은 그런 하느님의 유혹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뼈저...
    Date2023.08.31 Views130 file
    Read More
  5. 8월 27일 연중 제21주일 강론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 16,15) 예수님은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물으십니다.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으로 여긴다고 말씀드립...
    Date2023.08.24 Views118 file
    Read More
  6.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강론

    사랑과 사랑이 만나고 믿음과 믿음이 만나다! ‘애가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 ‘애간장이 끊어질 듯하다!’ 저의 부모님이 가끔 사용하시던 이 표현의 의미를 저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데, 여러분은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시거나 들어보셨는지요? 어떤 상황...
    Date2023.08.17 Views163 file
    Read More
  7. 8월 13일 연중 제19주일 강론

    변화와 변질 변화와 변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잘 아시다시피 변화는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더 가치 있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반면에 변질은 원래의 모습과 달리 더 좋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변질이라 합니다. 누군가 재미있는 ...
    Date2023.08.11 Views175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6 Next
/ 2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