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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임성섭 유스티노 신부

순명順命

 

순명이라는 것은 명령에 복종하는 것과 천명에 순종하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뜻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리가 순명해야 할 것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 순명하기 위해서는 믿음이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믿음이 항상 유지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세상을 살아가는 길 위에는 너무나 많은 유혹들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미사 참여를 하기 위해 나설 때,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아침·저녁기도를 드릴 때 입으로는 기도를 하면서 머리로는 잠시 다른 생각을 한다든지… 이 이외에도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젖어있는 유혹들이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이런 유혹들은 우리가 하느님의 길로 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여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지 못하도록 눈과 귀를 막아버립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길로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 유혹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이런 부류의 유혹들은 거창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해 조그마한 틈을 노린다고 합니다. 그것은 곧 혼돈과 분란, 합리화, 그럴듯한 유혹이라 합니다.


곰곰이 우리 자신을 한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혼돈과 분란을 일으킨 적은 없었는지요? 또 자기 자신을 위로한다는 명목 아래 ‘괜찮아, 이 정도면 된 거야’, ‘이 정도도(기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등등 합리화의 유혹에 빠지신 적은 없었는지요?


이즈음에서 오늘 복음말씀을 살펴봅시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이 또한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셨습니다. 의심하지 않고 오로지 그 말씀만 듣고 믿고, 엘리사벳을 축하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만약 그 상황이었다면 어떠하였을까요? 성모님은 위대하시니까 그럴 수 있으셨다고 하는 그 순간이 또 합리화라는 유혹에 빠진 것입니다. 


우리도 성모님과 같은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현재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믿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하느님께서는 ‘횡橫’의 시간으로 계시지 아니하고, ‘종縱’의 시간으로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믿고 의탁하여, 머지않아 오실 아기 예수님을 우리 마음에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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