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김길상 안드레아 신부

“나, 신부 맞나?”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고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의학계에선 3개월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자가 성체를 영하지 않고 얼마나 신심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에콰도르 선교사로 파견되어 말을 배울 때 키토 가톨릭 대학교 옆에 원룸을 얻어 생활하면서 어학원에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근처의 성당에서 평일과 주일미사를 보곤 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꾀가 살살 나기 시작했습니다. 평일미사를 한 번 빠지고 두 번 빠지고 아예 송두리째 빠지고 주일미사도 토요일 저녁미사로 대체하고 아마존 탐험을 한답시고 주일에 밀림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창가에 둥근달이 뜬 것을 보고 문득 고향이 그리워졌습니다. 교포 사목을 할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내가 왜 이곳 남미의 에콰도르에 와 있는가?”
“내가 왜 이곳에 무엇 하러 왔는가?”
“나 신부 맞나?”


분명히 내가 선교사로, 신앙의 선물로 교구로부터 파견된 사제가 아닌가? 그런데 왜 그러한 생각을 하는가? 원인을 묵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원인을 제가 평일미사를 거르기 시작했던 것에서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성체를 꼬박꼬박 영했을 때는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은 잃어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녁미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스페인어로 기도문도 외우고 구운 바나나도 사 먹으면서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평일미사를 거르고 성체를 영하지 못하자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다시 평일미사를 나가 성체를 영하기 시작하자 차츰 영성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우 여러분!
성체는 그리스도인의 영적 양식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지 못하면 육신이 지탱하지 못합니다. 그렇듯이 그리스도인이 성체를 영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을 살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왜 내가 하느님을 믿으며 왜 내가 성당에 가야 하는지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충실히 성체를 영할 때 우리는 비로소 영적으로 건강하여 하느님 말씀을 듣고 살아갈 수가 있으며 하느님 나라를 그리워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이 세상에 전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를 늘 영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영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

 

 


  1. 6월 26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강론

    욕심쟁이 예수님!!! 신학생 시절, 방학을 앞두고 9일 기도를 시작합니다. “오 예수, 오 예수”라고 시작되는 라틴어 성가입니다. 이 성가를 부를 즈음이면 방학의 부푼 꿈이 막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학기말 시험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면 9일 기도도 마지막을...
    Date2022.06.22 Views84 file
    Read More
  2. 6월 19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나, 신부 맞나?”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고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의학계에선 3개월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자가 성체를 영하지 않고 얼마나 신심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에콰도르 선교사로 파견되어 말을 배울 때 키토 가톨릭 대학교 옆에 원룸을 얻...
    Date2022.06.16 Views97 file
    Read More
  3. 6월 12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강론

    함께 걷는 교회 우리는 불평등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최고 경영자가 노동자들보다 수천 배나 많은 돈을 벌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차별로 인해 취약계층은 타격을 받고, 위기의 순간에 가장 큰 대가를 치르지만 우리는 이 ...
    Date2022.06.09 Views125 file
    Read More
  4. 6월 5일 성령 강림 대축일 강론

    “성령으로 새사람이 됩시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이 성령을 처음 체험했던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이 무서워 문을 잠그고 모여 있었던 그들은 성령을 겪고 나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어버립니다. 두려움은 기쁨과 평화로움...
    Date2022.06.02 Views86 file
    Read More
  5. 5월 29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청소년 주일) 강론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8) 루카 복음사가는 ‘구원의 현재성’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루카는 복음서의 시작에서부터 구원이 ‘오늘 여기에서’ 이루어졌음을 이야기합니다(2,11; 3,22; 4,21). 실제로 루카 복음서가 쓰여지던 시기에 많은 신자들은 박...
    Date2022.05.26 Views103 file
    Read More
  6. 5월 22일 부활 제6주일 강론

    사랑의 원동력인 성령님과 동행하는 삶 미국 볼티모어시에서 한 대학 사회학 전공팀이 200명의 젊은이들이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열악한 환경에 위치한 한 교회를 심층 조사하였습니다. 결론은 ‘그들에게는 희망도, 기회도 거의 없다.’였습니다. 25년 뒤 어느 ...
    Date2022.05.19 Views93 file
    Read More
  7. 5월 15일 부활 제5주일 강론

    “행복을 싣고 달리는 버스 기사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 월간 ...
    Date2022.05.12 Views102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