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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창섭 아우구스티노 신부

욕심쟁이 예수님!!!

 

신학생 시절, 방학을 앞두고 9일 기도를 시작합니다. “오 예수, 오 예수”라고 시작되는 라틴어 성가입니다. 이 성가를 부를 즈음이면 방학의 부푼 꿈이 막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학기말 시험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면 9일 기도도 마지막을 향해 달립니다. 처음 9일 기도 시작 때보다 신학생들의 성가 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갔던 기억이 아스라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9일 기도의 내용을 알고 나면, 신나는 방학이 기대되기보다 방학을 맞이해 삼가야 할 일들이 더 머릿속을 채우게 됩니다. 9일 기도의 라틴어 원문을 번역해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오 예수님! 나의 사랑하는 예수님! 나 당신을 온전히 사랑하리이다.
언제나 주님으로부터, 이 신학교로부터, 당신에게서 떠나지 않으리이다.
우리를 당신의 보호로 지켜 주십시오.
신학교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세속 마귀와 육신과 무서운 괴물들이,
우리에게 달려들고 거룩한 곳으로부터 우리를 불러냅니다.
그러나 오 예수님! 당신은 우리에게 말씀하셨나이다.
나보다 자기 것들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진실로 네게 합당치 않고, 나의 제자가 될 수도 없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성소와 간택이 확실해지도록 너희는 힘쓰고 죄를 멀리하여라.”


방학을 위한 9일 기도에 오늘 복음의 말미에 나오는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라는 그 말씀을 인용하고 있답니다. 나보다 자기 것들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진실로 내게 합당치 않고, 나의 제자가 될 수도 없다고 강조하시는 예수님은 진정 욕심쟁이신가 봅니다.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주님을 빼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임을 알고는 있지만, 방학의 자유를 누릴 부푼 꿈에 잠긴 신학생들에게, 9일 기도를 통해 세상의 것이 아닌 오직 당신만을 사랑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시는 예수님이 조금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교우 여러분!!!
그래도 우리 모두, 오늘도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그분께 의지하며,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 참된 신앙인이 될 수 있기를 다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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