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강론

posted Nov 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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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조정제 오딜론 신부

‘눈에 눈물이 없으면 영혼에 무지개가 없다’

 

+찬미 예수님!
오늘은 연중 마지막 주일이며, 다음 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올 한 해의 전례력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하시며 종말의 시대에 일어 날 징표를 일러 두시고 온갖 시련 속에서도 진리의 그리스도께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당부하십니다.


쉽게 끝나리라는 일반적인 판단을 넘어 더욱 확장되어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랙홀처럼 세계의 모든 자원들을 삼키면서 고물가와 고금리의 악순환을 야기시켜 전 세계의 경제를 피폐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비롯한 전대미문의 감염병 확산은 이미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불안의 시대를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기후 이변으로 인한 잦은 지진, 태풍,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는 빈곤을 가속화 시키고 우리의 미래를 더 암울하게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힘들고, 죽어가고 굶어가는 재난의 현시대에 우리는 반드시 의무적으로 약한 이들의 편에 서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종말적인 이 모든 상황에 대처하고 피신할 수단이나 여력이 더 없기 때문입니다.
약하고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은 속수무책으로 그저 두 손만 모으고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며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선포하시고 이날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의 모범을 보여 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모든 공동체와 그리스도인이 가난한 이들을 향한 자비와 연대, 형제애를 실천하도록 일깨우고 촉구합니다.


오래전 이라크 전쟁을 취재하던 종군기자가 포격으로 온몸에 부상을 입고 붕대에 감긴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어린이의 사진을 보내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눈에 눈물이 없으면 영혼에 무지개가 없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선한 마음은 눈물이 되고 영혼의 무지개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