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대림 제1주일 강론

posted Nov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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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원태 클레멘스 신부

하느님의 가난한 사람들

 

아나뷤(Anawim). 그들은 오직 하느님만을 믿고 의지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구원의 때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하느님만이 그들의 유일한 생명줄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아나뷤이었다. 특히 사무엘의 어머니인 한나와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신·구약을 대표하는 아나뷤으로 하느님을 갈망하며 그분의 약속의 성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마리아는 인간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세상 안에서 성취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하였다. 그 업적은 참으로 놀랍고 위대하였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셨다.”(요한 1,14)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아를 통하여 당신을 갈망하는 이들의 염원을 이루어주심에 이렇게 찬미한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루카 1,46-48; 51-53)


대림 시기를 시작한다. 
세상에 오시어 하느님의 자비와 구원을 보여주실 분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갈망하는가?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갈망하는가? 아나뷤들이 그랬듯이… 믿는 만큼, 희망하는 만큼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화수를 떠 놓고 그분께서 오시기를 간절히 비는 모습만으로 내 안에 하느님을 온전히 모실 수는 없다. 지금 길거리로 나가 이웃과 함께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삶이 조화를 이룰 때 세상에 오신 그분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자비와 위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간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육화(肉化 incarnatio) 하기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나의 응답을 기다리고 계신다. 마리아가 하느님께 순종했던 것처럼…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