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연중 제2주일 강론

posted Jan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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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여인석 베드로 신부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아마존 강에 서식하는 살인 물고기 피라니아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피라니아는 성질이 매우 난폭하고 먹성이 좋아 강을 건너는 동물은 물론 사람까지도 공격해서 뼈만 남기고 모두 먹어치운다. 아마존 강 주변에도 양떼를 키우는 목동들이 있었고 그들은 주기적으로 강을 건너야 했다. 양떼를 데리고 강을 건너가다 피라니아의 습격을 받으면 끔찍한 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여 긴 세월 동안 목동들이 찾아낸 지혜는 희생양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먼저 한 마리의 양을 강으로 보낸 뒤 피라니아가 몰려들어 그 양을 미친 듯이 뜯어 먹는 동안 목동은 좀 떨어진 곳으로 양들을 데리고 무사히 강을 건너갔다. 한 마리 희생양이 많은 양들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보고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말한다. 하느님의 어린양은 자유와 해방을 위한 구약의 파스카 어린양과 오늘 미사의 1독서에 나오는 ‘고난받는 주님의 종’을 연상케 한다. 따라서 예수님을 보고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한 것은 예수님께서 온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 위에서 희생제물이 되실 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복음사가 요한은 “예수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다”라는 개념을 토대로 자신의 복음을 기록하였다.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은 지금의 미사전례 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경 말씀 중 하나이다. 먼저 대영광송에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이라는 믿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성체를 받아 모실 준비로 평화의 인사를 나눈 뒤 우리는 성체에 대한 신앙고백을 한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이어서 사제는 성체를 높이 들어 보이며 또다시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라고 외치며 우리의 믿음을 회중에게 선포한다. 


내가 받아 모시는 성체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심을 고백할 수 있는 믿음을 청하자. 그리고 그 성체의 힘으로 내가 또 하나의 어린양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은총도 청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