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사순 제1주일 강론

posted Feb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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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유겸 베드로 신부

영적 투쟁

 

교회는 해마다 사순 시기의 시작을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하시고 유혹받으신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특별히 마르코 복음의 광야는 창세기의 에덴동산을 상기시킵니다. 아담이 들짐승들과 함께 지냈고 천사들이 아담의 시중을 들었다는 오랜 유대 전통의 말대로 천사들이 있고, 또 사탄이 있습니다. 사탄에게 패배하고 자신이 하느님이 되려고 한 아담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유혹에 대한 승리자로서 서 계십니다.

 
40이라는 숫자와 광야는 이스라엘의 40년에 걸친 광야 여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들이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고 하느님을 다른 신으로 대체한 것과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승리자로서 갈릴래아에 가시어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탄에게 패배해 다른 신들을 섬기고 상처 입은 인간 역사를 당신의 승리로 회복시키십니다. 


세례받으신 예수님을 성령께서 서둘러 이 영적 투쟁으로 이끄신 것처럼 세례받은 모든 사람은 성령에 이끌려 주님의 지체로서 이 전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주님께서 대면하신 이 전쟁에 동참해 패배의 역사를 회복시킬 의무와 기회가 주어집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님을 통해서 승리의 길을 알고 있습니다. 한 분 하느님만을 섬기는 믿음과 순종이 승리의 열쇠입니다. 


사순 시기에 우리는 다시 이 영적 투쟁의 장으로 예수님과 함께 인도되고 예수님께서 성취하신 승리의 순간을 향해 함께 걸어가게 됩니다. 그 걸음의 끝에는 주님의 수난과 부활이 있습니다. 수난과 부활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순종의 결정적 순간이며, 동시에 하느님 대신 죄를 선택하라 유혹했던 적대자 사탄에 대한 승리의 순간입니다. 사순 시기를 지내시며 자신을 하느님으로 섬기라는 모든 권력의 유혹을 이겨내고 예수님께서 이루신 이 영적 투쟁의 승리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