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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정근 요한 신부

우리가 꿈꾸는 왕

 

오늘은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자신을 낮추시며 우리를 위해 봉사하시는 왕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늘 대축일을 맞이하여 ‘왕은 어떤 왕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과거에 봤던 “광해-왕이 된 남자”란 영화의 명대사가 생각났습니다. ‘가짜 왕’이 된 주인공 ‘하선’과 도승지 ‘허균’이 나눈 대사를 통해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연결해보았습니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 진정 그것이 그대가 꿈꾸는 왕이라면 그 꿈 내가 이루어드리리다!” 사람들이 꿈꾸는 왕은 백성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진정으로 섬기는 왕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 인간을 군림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을 섬기러 오셨습니다. 인간을 섬기기 위해 하느님이심, 즉 신성을 버리고 인간이 되신 왕입니다.

 

“나로 인하여 그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면 나는 왕이 되지 않겠소이다!” 또 “임금이라면 백성들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임금을 위해 백성들이 죽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지만, 오히려 자신을 왕이라 부르는 백성들을 죽게 내버려 두지 않고 그들을 살리겠다는 왕, 이런 왕이 되고 싶다는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인간이 죽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인간을 살리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고, 죄 많은 인간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를 대신하여 희생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백성들은 자신의 왕을 지아비라 부르듯이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아버지이신 하느님은 자녀인 우리 인간을 살리기 위해 애쓰신 것입니다. 

 

“그대들이 말하는 사대의 예. 나에겐 사대의 예보다 내 백성들의 목숨이 열 갑절 백 갑절은 더 소중하오.”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사랑하신 만큼,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은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비천한 인간이 되어 오셨습니다.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신적 영광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한 왕을 원하며, 그 왕이 바로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교회 전례력으로 마지막 주일인 오늘 예수 그리스도를 온 누리의 왕으로 선포하는 데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 구원계획을 세우셨고,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파견하시어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신 사업을 완성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코린토 1서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1코린 15,22)

 

 

우리 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그분,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들의 왕으로 받아들이며, 그분을 섬기며 살아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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