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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서정범 요한 신부

위기인가 기회인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요즈음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는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점입니다. 


세균은 서식할 수 있는 환경과 먹이만 공급된다면 스스로 살아가며 번식합니다. 그래서 세균으로 인한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세균 자체를 공격하여 박멸해야 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존하거나 증식할 수 없고 반드시 숙주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는 상태에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사멸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숙주와 바이러스를 분리 단절시키면 됩니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바이러스를 굶겨 죽이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기존에 익숙했던 많은 것들이 변화되어집니다.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 시기가 오히려 축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와 신앙인들이라는 숙주에 기생하여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각종 악습과 병폐라는 바이러스를 굶겨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는, 우리들의 삶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어야 한다라는 식의 표현이나 개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냥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에는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회복 내지 복귀가 아니라 새로워져야 합니다. 교회와 신앙인들 안에서 당연시되어왔던 악습과 병폐들을 되돌아보고, 제거할 것은 과감히 제거하고 살려야 하는 것은 제대로 살려야 합니다. 


지금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주어진 축복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그야말로 헌신짝처럼 구겨지고 내팽개쳐진 신앙의 본질이라는 것을 제대로 주시하고, 이것이 있어야 할 자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럴듯한 가짜가 아니라 진짜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위기일 수 있지만,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은총이 충만한 축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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