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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정훈 도미니코 신부

예수, 세례 받으시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마르 1,4)”고, 예수께서는 요한에게 가서 그런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그렇게 예수께서는 공생활의 처음을 죄인으로 시작하셨습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15,15)”습니다. 그렇게 예수께서는 공생활의 끝을 죄인으로 마무리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무한히 큰 죄를 지으셨습니다. 사랑한 죄, 모든 죄인을 사랑한 죄입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이 죄인임을 자처하며 세례를 받으셨고, 세상 전체를 덮고도 남을 죄를 어깨에 둘러매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진짜 죄인은 절대 자신을 죄인이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죄인을 혐오합니다.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이들을 멀리해야만 안심합니다. 그는 아픈 것도, 덜 가진 것도 죄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좋은’ 아파트에 살아도, ‘비싼’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을 혐오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가 혐오하는 대상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 사이가 멀어집니다. 그러나 본디 죄인이 아니신 분은 다른 사람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 그런 이들을 가까이하시고, 나아가 당신 자신인 것처럼 대하십니다. ‘굶주린 이, 목마른 이, 떠도는 이, 헐벗은 이, 병든 이, 감옥에 있는 이(마태 25,35-36)’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사람 사이가 가까워집니다. 2독서 말씀처럼 “악마에게 짓눌린(사이를 멀게 하는)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는 “좋은 일”을 하십니다. 그렇게,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요한 16,8)”십니다. 


죄인을 혐오하는 것은 나를 혐오하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너’만이 아닌 ‘그 어떤 너’라도 ‘나’처럼 사랑할 수 있는 분 덕분에 우리는 ‘사랑하는 삶을 사는 사람’됨의 길로 초대받습니다. 우리는 죄인이기도 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법을 통해, ‘이웃’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분의 죽음과 부활처럼, 그분의 세례도, 우리들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이 드러나는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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