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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수호 다미아노 신부

기쁨

 

 

우리는 성서 곳곳에서 확신에 대하여 용기를 지니고, 적극적인 통찰력을 지니고 있어 어떤 권위에도 다른 누구에게도 의존하는 일이 없는 예수님을 봅니다. 예수님에게서 두려움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이 면모는 오늘 특히 잘 드러납니다. 권위를 가지고 행하시기 때문입니다.


그 권위는 진리의 권위입니다. 보통 권위라 함은 다른 사람들의 복종을 받을 권리를 뜻하지만, 여기서 확실하고 중요한 점은 복종하는 주체가 (악령과 병, 죄와 율법 등) 바람과 바다라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의존했다고 할 수도 있는 유일한 권위가 있다면, 진리 자체의 권위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진리로 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리를 권위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권위가 곧 진리의 권위라고 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권위에 호소했고 하느님의 권위를 소유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진리를 서슴없이 선포했습니다. ‘어쩌면’이니 ‘아마’니 하는 말들은 나타날 여지조차 없었습니다. 조건도 단서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보고 믿는 바가 진리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삶의 진실이다. 아직도 믿지 못하겠느냐?’ 그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권위에 쫓아, 예수님께서는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보고, 자기가 믿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믿기를 바랐습니다. 바로 이 점이 ‘권위’의 인상을 주는 것입니다.


“내가 소경에게 눈을 뜨게 해 준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요 사람들이 해방되며 구원되고 있다는 것이지, 누가 그것을 행하느냐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해방되는 것, 그것만이 예수님의 유일한 관심사였습니다.(앨벗 놀런,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 그리고 그 행함의 주체는 늘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바란 것은 아예 어떤 권위에도 의존하지 말고 자기가 행하고 말하는 바의 참됨을 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5,40)는 책망은 어떤 권위에도 의존하지 말고 행하고 말하는 바의 참됨을 보라는 예수님의 주장입니다. 진리가 네 눈이요, 입이요, 손발의 주체가 되게 하라는 주장입니다. 너로 하여금 진리가 행하도록 하라는 주장입니다. 또 ‘왜 겁이 많으냐?’(같은 구절)는 그 행함에 주저하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그러므로 ‘너도 할 수 있다’는 진리의 명령! 이어서 ‘너도 행하라’는 명령! 이 명령된 진리가 우리의 의무이니, 얼마나 기쁘지 아니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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