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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호준 시몬 신부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성모님

 

한국교회의 수호성인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이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나라의 ‘광복절’과 ‘성모 승천 대축일’이 같은 날에 기념되는 것이 공교롭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우리는 민족의 해방에 감사드리는 미사와 성모님께서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미사를 함께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께서는, 성모님께서 ‘지상 생활을 마치고 몸과 영혼이 하늘의 영광에 들어가셨다’는 교리를 선언하셨습니다. 이 믿음의 진리는 초세기 교회로부터 전례 안에서 기념되어왔으며, 전통에 의해 알려졌고, 교부들에 의해 확인되었으며, 성경에는 다양한 예형론적typology 표지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교의는 성령의 인도 아래에서 교회를 통해서 선포되었습니다.


성모 승천Assumptio Mariae은 정교회에서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정교회는 이 축제를 ‘성모님의 잠드심’dormitio Mariae으로 기념합니다. 성모님의 ‘승천’과 ‘잠듦’은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이름입니다.


동방 교회의 성화(聖畵, icon)는 성모님께서 예수님 품에 안겨 잠드신 모습으로 묘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 마리아를 갓 태어난 아기인 것처럼 포대기에 싸서 안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옛날, 어머니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포대기에 싸서 안고 있었던 그 장면이 역전된 것입니다. 포대기에 싸여 잠든 ‘아기 같은 성모님’을 예수님께서 감싸 안으십니다. 성모님은 ‘죽음’과 ‘무덤’의 품이 아니라, 주님의 포대기에 싸여졌기에 ‘영’과 ‘몸’이 모두 구원된 것입니다.


‘잘 지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이루게 하고, ‘잘 보낸 인생’이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우리의 ‘잠’이 좌절과 우울함으로 인한 현실도피인지, 아니면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의 ‘복된 잠’을 닮아 있는지 묵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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