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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최승호 메다르도 신부

복음이 상식이 되는 사회

 

‘상식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본 주장입니다. 상식을 갖춘 사람이길 바라고 그래서 담고 있는 내용을 알아야 하는 상식이라 주장하는 책은 많이 팔리고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당장 사용할 수 있고 경쟁할 수 있는 지식과 문장들을 선호하는 요즈음 상식이라 칭하는 내용들이 과연 바르고 진실한 것인가 보편적이고 윤리적 결함은 없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모두가 부자가 되겠다고 돈벌이만을 쫓아 사는 게 상식으로 여겨진다면 도리어 암울하고 윤리적 결함 가득한 몰상식한 사회가 되고 말 테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두 개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첫째, 바리사이들의 위선 너머에 있는 혼인과 이혼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유다 지방과 요르단 건너편에서, 예수님께서는 늘 그러하시듯 생과 사를 위한 결단과 순명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릇된 하느님 상으로 이끄는 바리사이들의 질문은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대화를 통해 새롭게 세워집니다. 바리사이들은 혼인과 이혼에 관해 남성에게 허락된 특권이요 보편적 상식의 근거로 신명기 24장에 담긴 모세의 율법을 듭니다. 이혼을 허락하는 율법이 아니라 무질서한 혼인을 금지하고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 이 법을 악용해 이혼하고 재혼했습니다. 하느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로 만들어 버렸고 하느님의 뜻과 혼인의 신성함을 제대로 알고 실천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9) 하느님과 멀어지면 모진 마음이 싹틉니다.


둘째,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마치 부모에게 묻고 배우는 작고 약한 어린이의 마음같이 예수님에게서 들은 가르침을 배우고 하느님을 아버지라 고백하며 함께 머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성장이나 건강이 좌우되는 것처럼 환경이나 습득한 정보의 차이로 사고의 격차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제한과 금지라는 단어의 잦은 등장에 사람과 소통의 시간은 줄었지만 하느님 나라에 관한 배움과 영적 노력은 확대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마르 10,14)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속하기 위한 근본적인 자세는 그 마음입니다.


제54회 군인 주일을 맞아 군선교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군종교구에 파견된 마산교구 사제들 가운데 어느덧 제일 선배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군사목을 위해 헌신하신 신부님들께 해가 갈수록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다수가 일정한 공간에서 지내는 군 특성상 부대의 방역지침은 더 강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사목 관할에 속하지만 주둔지가 다른 신자들은 미사에 참석할 수 없었고, 외부에 위치한 성당에는 더더욱 신자들이 방문할 수 없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선교 방식을 새롭게 제시하는 가운데 변화가 필요했고 현재도 노력중입니다. 복음이 상식이 되는 이곳이 될 수 있도록 전역하는 그날까지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늘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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