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2021.01.22 09:07

사도행전 읽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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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염철호 요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황제에게 상소함(25,1-12)
바오로가 총독 주둔지였던 바닷가의 카이사리아에 감금된 지 두 해가 지난 뒤인 기원후 60년경 포르키우스 페스트스가 펠릭스 총독 후임으로 부임합니다(24,27). 신임 총독은 바오로의 이야기를 들은 뒤 유다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유다인들의 요청에 따라 바오로를 내주어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게 하려 합니다. 유다인들이 바오로를 죽이려고 예루살렘으로 보내어 달라고 청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오로는 총독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설파하며 황제 앞에서 재판받겠다고 선언합니다. 황제 앞에서 재판받을 수 있는 것이 로마 시민의 권리였고, 바오로는 이 권리를 사용하여 예루살렘이 아니라 황제, 곧 로마에 올라가고자 합니다. 총독은 이 상소를 거절할 권리가 없었기 때문에, 바오로를 로마로 송환하기로 합니다.

 

210124 야외원형극장(홈피용).jpg

카이사리아 도시 유적 중 하나인 야외 원형극장
사진출처: 가톨릭평화신문


아그리파스 앞에서의 변론(25,13-26,32)
페스투스 총독은 종교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바오로를 감옥에 가두거나 사형에 처할 아무런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총독이라 하더라도 이유 없이 죄 없는 로마 시민을 가두거나, 황제에게 상소하면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총독은 갈릴래아 영주로 잠시 카이사리아를 방문한 헤로데 아그리파스 2세 임금에게 바오로와 관련된 특이한 사항이 없는지 묻습니다. 이 임금은 사도 12,20-23에서 죽은 헤로데 아그리파스 1세의 아들인 라그리파스 2세입니다. 


아그리파스는 바오로뿐만 아니라 새로운 길인 그리스도교에 관해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들은 바가 있어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를 불러내어 그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바오로는 이 기회를 이용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여기서 다시 바오로의 회심 이야기가 요약되는데,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앞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들도 조금 담겨 있습니다. “뾰족한 막대기를 차면 너만 아프다.”(26,14) 죄 없는 예수 그리스도를 박해하면 결국 다치는 것은 자신이라는 말인데, 이를 통해 바오로는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이 겪게 될 결말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바오로가 마치 페스투스 총독과 아그리파스 임금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그들은 바오로의 이야기를 듣기를 결국 거부합니다만, 이방인 선교를 위해 많은 선교여행을 떠난 바오로의 모습이 여기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바오로의 이야기를 들은 아그리파스와 페스투스 임금은 바오로가 죄가 없음을 확인해 줍니다. 이렇게 사도행전은 바오로와 그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무죄함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세상 무책임한 사람들은 예수님께 그러했듯이 바오로도 풀어주지 않고 죄인의 모습으로 내버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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