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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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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 새해, 첫 주일에 본회는 두 개 사도직을 운영하고 있는 문화동 분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축복식을 거행하였다. 문화동 분원은 성혈흠숭자, ‘주님의 종’으로 살고 있는 우리 여정의 다양하고 특별한 기억과 소회를 담고 있다. 축복식은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공감한 지난 세월의 감사와 기쁨이 충만했다. 수도회 초창기부터 맺어진 주례 사제의 강론 말씀에 담긴 소회를 들으면서 초창기부터의 지난 기억을 소환할 수 있었고, 공사 책임을 맡아 애쓰신 건설회사 대표님의 공동체와의 체험과 감회를 들으며 주님 대전에 모여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는 하느님 섭리로 맺어진 형제자매임을 서로 확인하게 하는 감동을 주었다.


문화동 분원에서는 하느님 뜻을 찾아 ‘필요한 곳에 필요한 일을’ 한다는 본회 핵심가치관을 살고자 2010년부터 ‘마산가톨릭상담영성센터’(치유와 성장이 있는 동행으로 가족상담, 심리상담, 대면상담, 전화상담)와 ‘다솜이네’(다문화 여성들을 위한 자립센터)를 운영하며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본회는 1977년, 미국위치타관구에서 마산교구에 진출했고, 1978년부터 성혈흠숭자들은 문화동(前 창포동) 분원에서 의미 있는 출발을 시작했다. 처음엔 한국지부의 본원으로 사용하였고, 한때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그룹홈인 ‘빛누리집’으로 그리고 ‘다문화 여성 지원센터’로도 사용했었다.


45년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초창기 형태로 문화동 분원은 그렇게 유지되었다. 공사 기간 동안 공사 현장에서 있노라면 많은 분들이, 심지어 잘 모르는 분들도 언제 이 공사를 마치게 되고 어떠한 용도로 쓰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셨다. 그 관심과 상황이 놀랍기도 하고 새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에 기분 좋았다. 한 예로 문화동 분원 건너편 원룸에 사시는 아주머니는 리모델링 현장 근처에서 자주 뵈었다. 어느 날은 그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내게 물으셨다. “여긴 이제 무엇으로 쓰게 되나요? 사람들이 여기가 수녀원이라는데, 수녀님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셨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수녀님들을 한 명도 못 봤어요.” 그 아주머니는 여기가 수녀원이라는데, 평복을 착용하는 내가, 우리가 수녀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그 이웃 아주머니께 나는 간단히 대답했다. 여기는 가톨릭 수녀들이 운영하는 상담소와 다문화 여성의 자립을 돕는 곳으로 계속 사용될 것이고, 여기 사는 수녀들은 모두 사복을 입는다 말해 줬다. 그제야 아주머니는 내 신원을 알아채시고 갑자기 손을 꼭 잡으시더니, “어머나 수녀님이시군요! 수녀원이 그대로 여기 있게 되어 좋아요. 그리고 수녀님들이 좋은 일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해요!”라며 반색하셨다. 짧은 대화였지만 이웃들은 우리가 가톨릭교회 수녀로서 이 지역에서, 이 시대에 필요한 일을 한다고 지지해 주고 있다는 것에 고맙고 기뻤다.


“너희는 하느님 손에 들린 특별한 도구로다. 너희 가운데 ‘주님의 종’이 나와야 한다.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주체여야 한다. 너희가 하느님께서 붙들어 주시는 이,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이다.”(이사 42,1) 우리는 축복식을 하며 다시금 필요한 곳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투신해 나갈 것임을 다짐하며, ‘주님의 종’으로서 하느님의 사랑의 도구로서 살아가는 우리의 여정이 ‘하느님의 말씀이 있는 자리’, 하느님사랑, 이웃사랑이 체현되고 마련되어지도록 필요한 은총을 성혈께 청하며 감사와 찬미를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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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마산(교구보)’ 1월 23일 자부터 매월 넷째 주에 ‘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의 원고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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