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뜨락
2022.05.12 14:02

노래여, 아! 성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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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진희 세레나 시조시인

TV를 켜면 채널마다 트로트 열풍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 활동이 제한되자 트로트는 시기적절하게 대박을 터뜨렸다. 재방송은 물론 가수들이 출연하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게 되었고 특정 가수에 대한 애정은 상상 이상인 것 같다. 아예 팬덤을 몰고 다니는 가수들의 행보는 최고의 인기 연예인이 되었다. 팬 연령층의 분포도 다양하여 그들의 인기는 상한가를 치고 있는 중이다. 노랫말에 담긴 사연을 이야기하고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쏟아내며 호소력 짙은 감정에 시청자들은 하나가 되어 울고 웃는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중에 나도 좋아하는 가수가 생겼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루 종일 듣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로가 된다.


30여 년 전, 어느 날 친구가 예고도 없이 나를 찾아왔을 때 그녀의 신상에 변화가 있음을 직감했다. 아이 셋을 두고 이혼을 결정했을 때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을까 짐작할 뿐이었다. 이미 다니던 직장에서 퇴사한 후라 그녀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그 후 새 직장을 얻게 되자 성당을 다시 나가게 되었단다. 노래를 곧잘 하던 그녀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성가대였다. 성가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고 했다. 삶의 의미를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책과 북받치는 설움에 만감이 교차하여 한동안 내내 눈물어린 성가를 불렀다고 한다. 성가는 마음의 치유제가 되었다. 성가는 삶의 활력소가 되고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한번 일을 하면 끝장을 보는 성미라 얼마나 일에 매달렸으리라. 최근에 다시 돌아온 남편을 용서하며 여전히 성가대 활동을 하는 그녀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몇 년 전, 그분이 임종을 앞두고 검은 그림자가 집안을 어둡게 했을 때, 흘러나오는 성가에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의사가 밝은 트로트를 권유했음에도 그분은 찬송가를 들으며 가사를 음미하고 있었다. 성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마음에 안식을 찾으며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분과 함께 성가를 부르며 차츰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실로 우리는 성가대의 합창에 마음을 뺏긴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아름다운 성가를 부르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예배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구나 생각하게 한다. 때론 설교 못지않게 마음의 위안을 얻고 평화를 얻는다. 


코로나로 인해 잘 들을 수 없었던 성가대의 합창을 기다리며 나도 교회의 일원이 되어 성가를 부르는 것이 그 또한 얼마나 축복인가. 오늘도 가사에 담긴 진리를 노래하고 찬양하며 감동받는 하루가 되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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