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상 살아가려면 무슨 일이든 배워 둬야 한다고
어른들이 말했어요
돌아가신 부모님 탓하지 말고
솜씨 좋은 새언니에게 배우라 타일렀어요
그래야 하는데 그래야만 사람이 되는데 나는
언니가 요리하는 부엌을 바느질하는 안방을
피해 다녔어요 그야말로 까마귀 활 보듯이~
조카들이랑 어울려 구슬치기 딱지치기로 신나게 놀았지요
놀다 놀다 나이 들어 시집을 갔는데
매사에 서툰 아내에게 남편이 별명을 달아 주더군요
또덕씨(바보)!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 토라진 날
저녁밥 짓다 밥을 태우자 별명을 고쳐 주더군요
또선생!
그날부터 시댁식구 앞에서도 처가에 가서도
또선생 또선생 불러대니까
영문 모르는 오빤 여동생 시집가 잘 산다고
친정에 갈 적마다 씨암탉 잡아 주고요
아득한 그때 반성하며
밥상 한 번 제대로 차리고 싶은데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렸어요
꿀맛 같은 천상살이 서른 해 넘게 하고 있어요
이다음 젬마가 찾아가면
알아보기나 할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