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뜨락
2023.04.27 11:17

젬마가 딛고 선 이름들

조회 수 43
Extra Form
저자 이영자 젬마 시인

한세상 살아가려면 무슨 일이든 배워 둬야 한다고
어른들이 말했어요
돌아가신 부모님 탓하지 말고
솜씨 좋은 새언니에게 배우라 타일렀어요
그래야 하는데 그래야만 사람이 되는데 나는
언니가 요리하는 부엌을 바느질하는 안방을
피해 다녔어요 그야말로 까마귀 활 보듯이~

 

조카들이랑 어울려 구슬치기 딱지치기로 신나게 놀았지요
놀다 놀다 나이 들어 시집을 갔는데
매사에 서툰 아내에게 남편이 별명을 달아 주더군요
또덕씨(바보)!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 토라진 날
저녁밥 짓다 밥을 태우자 별명을 고쳐 주더군요
또선생!

 

그날부터 시댁식구 앞에서도 처가에 가서도
또선생 또선생 불러대니까
영문 모르는 오빤 여동생 시집가 잘 산다고
친정에 갈 적마다 씨암탉 잡아 주고요

 

아득한 그때 반성하며
밥상 한 번 제대로 차리고 싶은데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렸어요
꿀맛 같은 천상살이 서른 해 넘게 하고 있어요
이다음 젬마가 찾아가면
알아보기나 할는지 모르겠네요

 

230430 영혼의뜨락 백그라운드(홈피용).jpg


  1. 따스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악수를>

    Date2023.05.18 Category문학과 신앙 Views31 file
    Read More
  2. 성모성심의 도움으로 오월에 더 빛나는 남지본당

    Date2023.05.11 Category본당순례 Views267 file
    Read More
  3. 나는 계속 걸었네

    Date2023.05.11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29 file
    Read More
  4. 명례 나루에 띄우는 편지

    Date2023.05.04 Category시와 함께 떠나는 성지순례 Views78 file
    Read More
  5. 어머니의 달 5월에

    Date2023.05.04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36 file
    Read More
  6. 겸손과 순종을 실천하며 온정 가득한 지세포본당

    Date2023.04.27 Category본당순례 Views253 file
    Read More
  7. 젬마가 딛고 선 이름들

    Date2023.04.27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43 file
    Read More
  8. 아들과 스페인

    Date2023.04.20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51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7 Next
/ 3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