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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깊이를 제대로 맛보고 싶은 신자들에게, 좋은 책 한 권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오스트리아 빈 대교구장이신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께서 『가톨릭교회 교리서 해설』을 펴냈다. 책은 “신앙의 핵심, 신앙의 원천, 신앙의 목표, 신앙의 길”이라는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우 흥미롭다. 아주 현실적이다. 쭉쭉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어려운 교리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깊이가 있다. 골고루 갖추었다. 이 책은 쇤보른 추기경의 말씀대로 “천국에 이르는 밧줄”이며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대로 “신앙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겠다.

 

모름지기 “나는 누구인가? 믿음은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등등의 질문, 소위 정체성의 질문은 모든 것의 첫걸음이다. 하여 내가 믿고 있는 신앙의 본질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냥’ 믿고 있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이는 신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착하게 안내할 책이 결여된 탓이리라. 물론 가톨릭 신앙에 대하여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덴칭거」(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도 있고, 「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도 있고 『가톨릭교회 교리서』도 있다. 이 책들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에 입문에 제격인 이 해설서를 소개해 본다. 

 

이 책보다 앞서, 쇤보른 추기경은 베네딕도 16세와 함께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편찬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반응은 ‘멍-’ 했다. 교리의 교과서가 필요했지만 ‘너-무’ 교과서적이었던 것이다. 하여 어려운 교리를 들판의 언어로 해설한 책을 펴냈다(김정우 신부 역). 가톨릭교회는 자칫 형식의 극치, 우상의 극치, 위선의 극치로 오해받을 수 있다. 형식 속에서 참된 내용을 찾고 우상의 옷을 벗겨 진리의 본모습을 찾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 해설서는 여기에 부응한다. 잠시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신앙의 핵심 편은 “신앙에는 핵심이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예컨대 천사와 성모 마리아가 아무리 중요해도 그리스도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이처럼 신앙에는 등급이 있고 핵심이 있음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신앙의 원천 편에서는 형식에 물들어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성사의 풍요로움과 은혜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성사는 구원역사와 그 역사의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와 떨어질 수 없음을, 나아가 상징을 넘어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실제적인 구원의 신비임을 잘 이해시켜 주고 있다. 한편 신앙의 목표 편에서는 행복하게 사는 법과 기쁨으로 가득 찬 삶, 그리고 희망으로 점철된 신앙의 미래를 제시해 준다. 마지막 신앙의 길 편에서는 관계의 신비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자기 존재의 근원인 하느님과 떨어져서는 살 수 없음을 역설한다. 하여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이 모든 내용이 강제나 협박이 아닌 설명과 이해, 설득과 조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다른 책이다. 친근하고 따뜻하다. 참고로 흥미롭고 재미나는 내용들도 많다. 예컨대 지옥에는 어느 놈이 가서 살고 있을까? 궁금하면 책을 구입하여 읽어 보시라.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고 세월이 흘러도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책들이 있다. 그것은 지울 수 없는, 아니 지워지지 않는 감동의 흔적이 남아있는 까닭이다. 잠든 정신을 깨우고 주저앉은 존재를 흔들어 ‘다시’ 걸어가게끔 해주었기에, 그(그 책)를 잊을 수 없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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