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2020.11.24 17:19

‘선한 시민’과 교황님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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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난 14일 일반 알현에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코로나 대유행 종식을 위해 정부의 방침에 협조하는 ‘선한 시민’이 되기를 당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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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있었던 알현에서 교황께서는 “나는 이 계단을 내려가 여러분에게 인사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여러분과 거리를 두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고 인사하셨습니다. “이렇게 떨어져서 인사하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러나 나는 여러분들이 이 코로나 대유행의 종식에 협조하는 ‘선한 시민’이라고 믿습니다.”

 

교황께서는 시편 전체에 대한 묵상을 통해 지금의 상황에서 위로가 되는 하느님 신앙의 진수를 전해주십니다. 다음은 일반 알현에서 행하신 강론의 요약입니다.

 

“시편에는 기쁨, 슬픔, 의심, 희망, 비통 등 인간의 모든 정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편은 ‘인생살이에서 체험한 인간적 상황들을 반영하는 거울’(가톨릭 교회 교리서, 2588)입니다. 시편에는 인간 상황에서 오는 문제들, 어려움들, 불확실성들과 싸우는 신앙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편 작가는 인간의 고통은 인생의 한 부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에서 고통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언제까지입니까, 주님? 언제까지입니까?’

고통은 해방을, 눈물은 위로를, 상처는 치유를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 앞의 인간 고통은 거룩합니다. 그래서 시편 작가는 56편에서 기도합니다. ‘저는 뜨내기, 당신께서 적어 두셨습니다. 제 눈물을 당신 부대에 담으소서. 당신 책에 적혀 있지 않습니까?’(6절)

 

하느님 앞에선 인간은 낯선 자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 ‘하느님께서 아시는’ 얼굴이자 마음입니다. 시편에서 신앙인은 답을 찾습니다. 신앙인은 비록 인간의 문이 닫혀진다 할지라도, 하느님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전 세계가 슬픔의 언어를 읊는다 할지라도, 하느님께 구원이 있습니다.

 

가장 나쁜 것은 포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계획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울음은 아래에 고여 썩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올라갑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고통받고 죽음에 직면한 자녀들을 위해 당신 스스로 우십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예수께서 우신다는 것을 또한 생각하십시오.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을 보시면서 우시고, 나자로의 무덤 앞에서 우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우십니다. 하느님께서 우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슬픔 때문에 우십니다. 

 

예수께서 슬픔 때문에 나와 함께 우신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큰 위로가 됩니다. 이 위로는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예수와의 관계를 지속한다면, 삶은 고통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이는 선한 것의 위대한 지평을 여는 것이며, 완성을 향해 방향 지워지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인내하며, 힘을 내십시오. 예수는 언제나 우리 편입니다.”

 

원주민에 대한 스웨덴 교회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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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Sputnik News

 

스칸디나비아의 사미 원주민들은 사미족 고유의 민족성을 박탈하고 억압하는 공격적인 동화와 흡수 정책과 이른바 ‘퇴보’된 ‘원시’ 사회의 문명화를 빌미로 자행된 권력의 폭력을 오랜 시간 경험하였습니다.

 

사미족은 인간이 살기 부적합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북회귀선 이북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입니다. 사미족은 어업, 모피 생산, 양치기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지만, 순록 사육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 지역의 순록은 현지인들의 수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극지의 혹독한 환경을 인내와 슬기로 이겨내며, 평화롭게 살아왔던 사미족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억압받았고 소외되었으며, 멸시를 당해 왔습니다. 

 

이 ‘역사적 억압’의 일부가 교회에 의해 자행되었습니다. 

스웨덴 교회는 이 사미족들이 경험한 이 ‘역사적 억압’, 공격적인 세례와 폭력적 동화 정책에 의한 사미족에 대한 민족적 멸시에 대해 사과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안테 자켈렌 대주교는 민족 생태학 연구를 핑계로 독일 나치와 유사하게 사미족들의 두뇌의 치수를 측정하는 등의 비인간적인 행태에 대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지역의 본당들은 사미족에게 매우 심각한 모멸감을 안겨주는 민족 생태학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적절한’ 사과를 위한 사미족 기구와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스웨덴 교회의 결정에 대해 스웨덴 사미족 연합(SSR)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사미족 연합 의장인 아사 라르손 블린드는 “이것은 올바른 길을 가고자 하는 야심 찬 신호”라고 평가하였지만, 그 사과가 체감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교회 성장의 뒤안길에 그늘진 음지의 아픔을 잊지 않는 역사의식은 미래의 희망을 여는 교회 개혁(교회는 언제나 개혁하여야 합니다; ecclesia semper reformanda)의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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