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저자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210502 세계교회(홈피용).jpg

사진 출처: https://www.vaticannews.va/

 

지난 4월 18일 부활 제3주일 성 베드로 광장에 접해있는 교황님의 집무실 창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지난 시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닫기를 반복한 ‘세상을 향한 교회의 창’을 다시 연 것입니다. 이는 마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최를 공식 선포하면서, 교황 요한 23세께서 하신 말씀 “교회의 창문을 열어 세상의 신선한 공기를 들입시다!”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창문을 열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함께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시고, “그리스도교는 교리나 윤리적 이상을 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살아있는 관계를 맺는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날 교황께서는 루카 복음 24장에서 선포하고 있는 ‘제자들 앞에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평화의 인사’에 대해 묵상하신 것을 나누셨습니다. 교황께서는 24장을 언급하시면서 세 가지 특성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보았고, 만졌고, 먹었습니다!” 이 세 특성은 “살아계시는 예수를 진정으로 만나는 기쁨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먼저 교황께서는 “나의 손과 발을 보아라”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본다는 것은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동기와 의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것은 사랑의 동사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들의 아이를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를 봅니다. 좋은 의사는 환자를 세심하게 봅니다…. 본다는 것은 무관심에 대항하고, 이웃의 곤경과 고통을 외면하려는 유혹에 대항하는 첫 번째 걸음입니다.”


만진다는 것 역시 사랑의 동사임을 교황께서는 강조하십니다. 사랑은 삶의 친밀함과 관계 맺음과 나눔이 필요합니다. 교황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을 만지도록 초대한 것은 그분이 단순히 혼령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이며, 예수 당신께서는 제자들과 우리에게 그분과 우리 형제자매들이 맺는 ‘거리감 없고’, ‘동떨어진 시선으로 보는 것 없는’ 관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은 거리에서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는 이를 바라보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허리를 굽혔고, 상처를 치유해 주었고, 그를 자신의 등에 업어, 여관에 데려주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예수님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십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생기 있고 지각할 수 있는 친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먹는다는 것은 교황님께는 “가장 극심한 곤궁 가운데서 인간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며, “우리가 살기 위해서 섭취해야 하는 가장 필수적인 것”으로 정의하십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 “이 또한 사랑과 친교와 축복의 표현이 됩니다.” “복음에서는 얼마나 자주 예수님께서 이 유쾌한 어울림을 표현하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부활하신 후 그분의 제자들과도 함께 식사를 나누십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 공동체의 가장 뚜렷하고도 거룩한 표징”임을 강조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예수는 그저 떠도는 ‘혼령’이 아니라, ‘살아계시는 인격’이심을 재차 강조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교리나 윤리적 이상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그분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보고, 예수님을 만지며, 예수님에 의해 양육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들의 형제자매들을 바라보고, 만지고, 양육함으로써 피어나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변화됩니다.”


마지막으로 교황님께서는 ‘이 자리에 다시 모이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나는 삼종기도를 바칠 수 있는 이 광장이 그립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지금 여기 여러분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유럽 <교회 일치 헌장>(Charta Oecumenica) 반포 20주년
4월 22일은 지난 2001년 유럽 천주교 주교회의(CCEE)와 유럽 기독교 교회 협의회(CEC)가 유럽 교회의 일치 운동을 위한 공동 노력을 합의한 <교회 일치 헌장> 반포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헌장>은 교회의 교의와 법의 구속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두 교회 단체의 자발적인 일치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 획기적인 기념일을 맞이하여, 양측의 수장, 곧 유럽 주교회의의 안젤로 바그나스코 추기경과, 유럽 교회 협의회의 그리스티안 크리거 목사는 “다채로운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경험과 성과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지역 교회 차원뿐 아니라, 신학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상호 신앙 교류는 교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였으며,” “교회들은 그들의 교회 일치 운동을 통해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였고,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의 노력에 더욱 이바지” 하였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교회 일치 헌장>의 메시지는 이러한 성장과 변화를 위한 새로운 활력”을 주었음을 되새겼습니다.


한편, 두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와 사회가 인간 죄와 분열에 도전받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구 교회와 신교회의 분열로 야기된 사회적이고 경제적 불평등은 치유되어야 하며, 그것은 교회 일치의 자세와 구조를 통한 변화를 요청합니다.” 더 나아가 “민주주의와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새로운 주의를 요구하였으며,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적인 갈등과 테러 공격은 회개와 용서와 정의가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더욱이 코로나 상황에서 유럽 교회들은 “일치의 정신을 더욱 확인하고, 우리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증거로 드러내는 데 동참”하기를 촉구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는 “이 세상에서 지각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반포 서한의 마지막에 “공동의 기도와 행동을 통한” 참여를 촉구하면서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촉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교회 일치 헌장>은 2001년 4월 22일 밀로스로브 블크 추기경과 예레미아 총대주교의 서명으로 24개 국어로 번역되어 반포되었습니다. 헌장은 12개의 항목을 통해 유럽의 일치와 통합에 이바지하고자 하였습니다. 12개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음의 공동 선포, 일치에 대한 공동 응답, 공동의 연대와 협력, 공동의 기도, 지속적인 대화, 인간과 문화의 화해, 유럽 통합 협력, 창조 보존 노력, 유대교와의 깊은 친교, 이슬람교와 타 종교 간의 관계 증진, 세상과의 대화 증진.

 

210502 세계교회2(홈피용).jpg

교회 일치 공동체인 테제의 교회
사진 출처: https://www.vaticannews.va/

 


  1. 하느님의 침묵은 기다림의 사랑이다

    Date2021.06.24 Category현대 영성 Views490 file
    Read More
  2. 바티칸 추기경과 제인 구달의 대화: 인간 생존이 걸린 생물 다양성

    Date2021.06.03 Category세계교회 Views406 file
    Read More
  3. 몸과 지체

    Date2021.06.03 Category한 말씀 Views212 file
    Read More
  4. 항상 기뻐하십시오: 어떻게?

    Date2021.05.27 Category현대 영성 Views498 file
    Read More
  5. 원수와 형제가 되다

    Date2021.05.20 Category렛잇고 문화 렛잇비 신앙 Views394 file
    Read More
  6. 신앙의 참된 열매를 맺기 위하여: 주님 안에 머물기

    Date2021.05.20 Category현대 영성 Views255 file
    Read More
  7.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Date2021.05.06 Category현대 영성 Views260 file
    Read More
  8. 교회의 창문을 다시 열며!- 그리스도교는 관계이며, 배려이며, 기쁨입니다!

    Date2021.04.29 Category세계교회 Views344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3 Next
/ 3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