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교구장 사목교서-1985년 증거의 해

by admin posted Nov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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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교구장 사목교서

한국 천주교회 300년대를 맞이하면서

“1985년 증거의 해”

마산교구장 사목지침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1984년은 우리 한국 교회사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보편 교회의 목자이신 교황님께서 이 땅을 방문하시어 생명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순교선열들의 시성식을 거행함으로써 우리는 벅찬 감격을 맛보았을 뿐아니라, 지난 200년을 정리, 반성하고 선교3세기를 향한 새로운 결의를 다짐하는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에 이렇듯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시다. 특별히 지난 해에는 200주년을 맞아 갖가지 경축 행사와 사업, 정신운동과 사목회의 등 많은 행사를 치루면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여러분들이 사랑과 희생으로 일치하여 협조해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경제성장에 치중한 그 동안의 정책과 사회의 흐름으로, 물질만능의 가치관이 팽배하여 정신적 제(諸) 가치가 황폐화한 가운데 가치질서의 혼란은 물론, 성실과 신의를 바탕으로 한 정의롭고 근면한 삶은 외면당하고 찰라적인 향락을 찾는 흐름과, 요행을 바라는 한탕주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으로 인한 각 계층간의 갈등 EH한 심각한 상태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동안 우리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커다란 사건들을 통해 이러한 사회상을 너무나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r회는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치는 세상 한 가운데 서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민족과 이 사회에 진정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교회의 근본적인 사명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 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주년을 지내면서 우리 교회가 보인 일치와 협력 가운데 우리는 한국 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깨닫지 시작했습니다. 교황님과 세계 교회가 우리 한국 교회에 거는 기대는 물론, 우리 민족과 이웃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기대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기대는 교회가 현대 세계 안에서, 그리고 이 민족에게 수행해야 할 교회의 사명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국 주교단은 이러한 점들을 숙고하여 300년대를 시작하는 1985년을 “증거의 해”로 정하였습니다. 우리의 신앙을 삶을 위해 증거해야 할 1985년에 특별히 다음 사항을 우리의 생활 안에 구현시키기 위해 함께 뜻을 모으고자 합니다.

첫째, 300년대를 향한 자세 정립을 위해 영적 공부에 힘씁시다.
1. 교황님의 말씀과 사목문서를 탐구합시다.
우리 교회는 200주년을 지내면서 교회의 현위치와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리고 앞으로 300년대를 향한 교회 진로를 결정하고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사목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12개의 의제를 선정하여 오랫동안 전문 분야별로 연구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가희 「한국 교회의 공의회」라고 할 수 있는 뜻깊은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300년대를 살아갈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 길잡이가 될 사목문서가 완성되었습니다. 교회사의 새로운 한 장을 열고 살아가야 할 우리들로서 이 사목문서를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깊이 연구하고 묵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땅을 방문하신 교황님께서 각 행사에 즈음해 하신 말씀도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가볍게 뉴스거리로 대하고 넘겨 버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한해동안 사목문서와 교황님의 말씀을 교회내 모든 단체와 본당에서 깊이 연구하고 되새기는 기회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300년대를 향한 한국 교회의 의지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고 힘을 얻어야 하겠습니다.

2. 평신도 지도자 교육에 적극 참여합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에 교회내에서 평신도의 비중이 점차 커감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며, 또한 평신도들의 활발한 참여가 교회 활성화에 커다란 몫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특별히 교회내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평신도들이 좀 더 깊은 차원의 신학적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엔 여러 교구에 「신학원」이 있고 또 우리 교구에도 「교리교사 양성학원」이 있지만 수도자들이나 특별한 입장에 있는 평신도들 외에는 그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교구내 지도적 위치에 있는 평신도들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평신도 지도자 교육을 위한 「평신도 학교」를 개설코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 교회 공동체 형성을 위한 「반기도회」정착 및 활성화에 주력합시다.
교회를 정의할 때 「그리스도의 몸」,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성사」등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어떤 의미로 신비이므로,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한 것인지 모릅니다. 교회는 분명 하나의 인간단체이지만, 세상의 일반 단체와는 다른 것입니다. 교회는 그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과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단체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부, 성자, 성신」삼위가 사랑으로 하나의 몸을 이루듯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도 그 안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흐르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현재의 본당은 점점 대형화되어 가면서 하나의 대집단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습니다. 신자가 많고 따라서 재정도 풍부하고 시설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이상적인 본당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극장에서 영화감상을 하고 쏟아져 나와 흩어지는 군중처럼, 미사 후에 서로 얼굴도 모르고 관심도 없이 뿔뿔히 흩어지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교회의 병들어 가는 모습을 봐야 할 것입니다. 같은 세례로 하나가 되고, 성찬의 식탁에서 주님의 빵을 나누는 가족으로서 주님 안에 형제적 사랑으로 일치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한 백성으로 주님을 예배하며 섬기는 신앙 공동체를 건설해야 합니다.
교회가 세속이 줄 수 없는 인격적이고 형제적인 나눔과 만남을 주지 못할 때, 계속 많은 사람이 영세해도 결국 냉담자를 증가시키는 결과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소 공동체 형성을 위한 반 기도회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는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대산업 사회 안에서 교회가 교회답게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늠할 사활(死活)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1) 주일 미사 신자가 300-400명 이상된 모든 본당은 반 기도회를 의무적으로 실시함이 좋 겠습니다.
2) 시골 본당도 신자 재교육, 냉담자 회두, 전교는 물론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반 기 도회를 실시하면 사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 기도회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최선을 다해 협력해 주시고, 특별히 반장과 구역장 그리고 지도자 교육에 큰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깊은 기도 가운데 신앙의 뿌리를 다집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에 「활동」을 강조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도 생활의 간소화되고 위축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도의 바탕이 없는 활동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교회 내에서 하고 있는 성령쇄신 운동, 꾸르실료, 화해와 쇄신 연수회, 공동체 묵상회, M.E 등 많은 신앙쇄신 교육이 있지만 신앙생활의 일시적인 변화의 계기는 되지만 곧 식어버리는 현실입니다. 이는 그러한 교육 후에 자신의 생활 안에 계속적인 깊은 기도의 밑거름이 없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머리로 아는 지식이 맘으로 느끼고 실제로 사는 산 신앙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안에서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숨결을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200주년 정신운동 위원회에서 「성시간 자료」보급을 하면서 본당마다 「성 시간」이 다시 부활되고 있음은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어떤 본당에서는 로사리오 기도 100만단 봉헌 운동을 펴서 기도의 생활화를 도모한 사례도 있습니다. 깊은 기도 체험과 이 체험 위에 신앙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금 새로이 시작된 「지속적인 성체조배 운동」을 우리 교구에 보급코자 합니다. 원하는 본당엔 그 시작을 위해 여러 가지 교육과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호응이 있기를 바랍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한국 교회사의 흐름 안에서 볼 때 지금 우리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1784년 이 승혼이 영세하기 이전을 신앙의 여명기라고 한다면, 1886년 한․불 조약으로 신교(信敎)의 자유를 얻을 때까지의 100여년을 박해와 시련의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때부터 1984년 200주년까지 100여년간은 종교의 자유를 누리며 교회가 외적으로 교세를 확장하며 커온 성장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200주년을 지내고 새로운 300년대를 열면서 교회는 그 동안의 모든 분야를 정리하고 반성하여 교회가 진정으로 이 땅에 빛과 소금의 구실을 다하며 구원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을 내면에서부터 다지고 가꾸어야 할 내적 성숙의 시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만이 줄 수 있는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참된 힘을 지닐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외적인 박해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외적인 박해와 시련보다 교회 안에서부터 싹트는 자만과 안일과 부패의 늪을 더욱 경계하며 300년대를 향해 새롭게 각성해야 하겠습니다.
본 교구는 ‘85년도 사목지침이 교구민 여러분과 각계의 고나대한 호응과 협력으로, 알찬 결실을 거둘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여러분의 나날의 소중한 삶이 주님께는 더 큰 영광이 되고 이웃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삶이되길 빕니다.


1984년 12월 8일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축일에
천주교 마산교구장 주교 장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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