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교구장 사목교서-“교구 공동체의 해”

by admin posted Nov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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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교구장 사목교서

“교구 공동체의 해”


친애하는 마산교구 성직자, 수도자, 신자 여러분!

1. 1991년 은혜로운 마산교구 설정 25주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 뜻깊은 해에 여러분의 가정과 본당 공동체 그리고 온 교구 위에 하느님의 가호와 은총이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이 은혜로운 해를 맞이하여 먼저 마산교구를 설정케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자애로우신 안배와 그동안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리고, 아울러 25년 동안 교구 발전을 위하여 희생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성직자, 수도자, 신자 여러분께 대한 감사의 정을 가지고 이 한 해를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교구 설정 25주년의 뜻있고 알찬 기념을 금년도 교구사목의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교구가 이 기념을 통하여, “쇄신되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교회로 성장”(25주년 기도문)하고, 나아가 교회 본연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2.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것은 그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고, 그 사건이 오늘의 현실 안에서 의의를 갖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만일 기념이 다만 외형적이고 일회적 행사로 끝나버리고 만다면 그것은 아무 쓸모없는 수고와 낭비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금년에 교구 설정 25주년을 기념하는 우리 교회(교구)가 무엇이며, 그 사명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25년 전의 역사적 마산교구 설정의 의의를 현재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3. 저는 금년을 “교구 공동체의 해”로 정하고, 교구 설정 25주년이 뜻있게 기념되기를 바라며 교형자매 여러분의 정성어린 협력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작년에 우리는 “지구 공동체의 해”를 지내면서 지구의 모든 본당들이 서로 사랑으로 일치하고 협동하여 교회의 공동체성을 키워 왔습니다. 금년에는 그 폭을 넓혀서, 지역 사회의 기본 단위인, 교구차원까지 확장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4. 금년에 마산교구가 25주년을 맞갖게 기념함으로 쇄신되고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는 2년 전 마산교구장으로 취임하면서 발표한 사목지표를 여러분에게 환기시켜드리고 적극적 협조와 노력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그때에 그리스도의 교회 공동체가 마땅히 지녀야 하는 3가지 본질적 특성, 즉 친교, 봉사, 증거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 그것을 위해 저의 모든 사목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 바 있습니다.

5. 교회 공동체가 갖추어야 하는 첫째 특성은 친교입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가장 완전한 친교는 신비인 교회 안에서 신자간의 친교가 그 첫째 특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이 친교는 모든 차원(영적, 물적)과 사회 각 계층간의 사랑과 통교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6. 교회 공동체의 두 번째 특성은 봉사입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은 “봉사를 받으러 오지 아니하고 봉사하러 오신”(마태오 20,28)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봉사하고 이웃과 사회에 봉사함으로 참다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봉사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떠나 이웃을 위해 자신을 내놓을 때만 가능합니다. 희생과 봉사가 없는 사랑은 참다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봉사에 있어서,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몸소 실천하신 것같이,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가 차차 중산층화 또는 권력층화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은 우리가 깊이 자성해야 할 점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가톨릭(공번된) 교회로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의 필요를 위해 항상 열려있고 봉사해야 하지만 지금은 소외된 계층에 대한 교회의 특별한 배려가 더욱 요구되는 때라 하겠습니다.

7. 교회 공동체의 셋째 특성은 증거입니다.

교회는 어떤 희생과 고난을 무릅쓰고라도 그 창립자이신 그리스도를 세상에 증거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증거는 보통 말과 생활로 이루어지며 특수한 상황하에서는 피의 증거(박해)가 요구되기도 합니다.
교회의 이 증거의 특성에서 교회의 선교사명이 흘러나옵니다. 교회는 세상 구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내놓으신 그리스도의 명을 따라 일차적으로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선교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선교교령 6항)입니다.
이상 말씀드린 교회 공동체의 3가지 특성은 본질적 특성으로서 교회 공동체가 마땅히 지녀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렇게 될 때에 비로소 우리 교회는 참다운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마산교구가 25주년 기념을 기해서 이 세가지 특성을 지니게 됨으로서 한발짝 가까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교회에 성장”(25주년 기도문) 하기를 기원합니다.

8. 교회는 사회 안에 존재하며 사회 안에서 그 사명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항상 사회를 직시하고 그 시대적 징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여러면으로 병들고 불건전한 상태입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교육, 종교 할 것없이 건전하고 희망적인 면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혼탁한 실정입니다. 무엇 때문에 한국사회가 그렇게 어두운 암흑 속을 헤매고 있는 있는 것일까요? 저는 우리 사회 안에 거짓이 너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가짜 물건, 가짜 상표, 가까 학위들이 판을 치는가 하면 진실되지 못한 정치인, 경제인, 사회 사업가, 교육가, 심지어는 종교인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으로 진리의 빛이 아쉬운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9. 저는 이러한 사회 현실 속에서 맞이하는 우리 교구 설정 25주년임을 의식하면서 기념표어를 “진리 위해 몸 바치자”(요한 17,17)로 정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밝고 올바른 사회가 되려면 진리 위해 몸바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진리이며 하느님 자신이 진리입니다. 따라서 진리 위해 몸 바친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따라 하느님을 위해 사는 것을 뜻하며, 하느님의 말씀이 사회 안에 번져 나아가도록 몸바쳐 일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은 먼저 자신을 반성하고 참다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분의 진리의 말씀따라 성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혹은 정치인으로서, 혹은 경제인, 상인, 교육가, 언론인, 직장인, 근로자로서 그리스도의 제자답게 진실되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그리스도 신자들이 진실된 생활을 할 때에 우리 사회 안에는 차차 그리스도의 진리의 빛이 번져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참다운 그리스도의 교회상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결국은 교회로서 “진리 위해 몸 바치는”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10. 우리 모두 진리 위해 몸 바치는 사람들이 됩시다. 1991년은 우리 마산교구를 위한 은혜의 해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지만 또한 우리의 응답을 요구하시는 부르심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교구 설정 25주년을 기념하는 교구적 대행진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면서 여러분 위에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합니다.


<구체적 실천을 위하여>
1. 일반적 사항
가. 25주년 기념사업에 적극 협조.
나. 교구 사목 협의회 구성, 운영.
다. 지구 공동체 활성화의 지속적 추진.
라. 교회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위한 교회론 교육) 실시.

2. 친교의 공동체 형성을 위하여
가. 본당, 지구 차원의 친교행사, 모임 등 실시.
나. 도농 본당, 지구간의 친교, 교류, 상호 협조.
다. 신심 단체간의 친교, 교류, 상호 협조.
라. 친교 분위기 형성을 위한 각종 행사 및 실천운동(가정방문, 인사 나누기 등) 실시.

3. 봉사의 공동체가 되기 위하여
가. 한 마음 한 몸 운동 실시(불우이웃돕기)
나. 사회복지 활성화 및 체계화.
다. 특수계층, 특히 불우계층을 위한 특수사목 전개(근로자, 장애자, 학생, 문맹자 등을 위한 특별 미사, 모임 등 사목적 배려)

4. 증거의 공동체가 되기 위하여
가. 신자 배가 운동, 교구 전교의 달 실시.
나. 신심 단체별 전교활동 강화.
다. 본당 신설, 본당부지 마련 추진.
라. 신자들의 정직한 시민생활 고취(신뢰회복 운동, 내탓이오 운동, 자연보고 운동, 생명 운동, 행복한 가정 운동 등 참여 권유).
마. 에콰돌 선교사 지원 사업(후원회 결성)

1990년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마산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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