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교구장 사목교서- 선교(가족, 이웃)의 해

by admin posted Nov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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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교구장 사목교서

2001년 교구장 사목교서

- 선교(가족, 이웃)의 해 -

 

“예수께서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마태 4,23)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새날 새삶’을 다짐하며 설레임과 기대로 맞이했던 대희년에 우리는 밀레니엄 세례식과 교구 동시 선교, 평신도 교리교사 양성과 각 단체의 크고 작은 대희년 행사 등 은총속에 바쁘고 활기찬 나날을 살아왔습니다. 이제 대희년의 은총을 듬뿍 안고 21세기의 첫 해인 2001년 ‘새날’을 맞이하여 참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이 고장 복음화를 위해 힘차게 ‘새 삶’을 시작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 대망의 새해에 여러분 가정과 우리 마산교구에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선교의 해

때마침 우리 교구는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는 감격과 함께 5년 후인 2006년에는 교구설정 4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에 우리는 세상 복음화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지난해부터 2005년까지를 ‘선교의 해’로 정하고 온 교구가 복음 선포에 전력을 다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올해 그 두 번째 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선교의 첫해인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교구는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여러분의 성의 있는 노력에 힘입어 선교의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노고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올해에는 지난해의 경험을 되살려 더 많은 결실을 거두게 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선교의 대상은, 두말할 필요없이, 온 세상 모든 사람들입니다. 예수께서는 세상 구원을 위해 교회를 세우시고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명하시고 승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정된 역량과 여건 하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한꺼번에 모든 사람에게 전교를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께서도 당신의 고향 갈릴래아에서부터 복음선포를 시작하셨습니다(마태 4,12-17; 마르 1,14-15; 루가 4,14-15).
이에 우리는 앞으로 5년 동안 모든 계층의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노력하면서 해마다 그 해의 특정한 대상을 정하여(가족, 이웃, 청소년, 소외계층, 직장, 농어촌 등) 온 교구가 그 계층 사람에게 특별한 관심과 선교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기로 하였습니다. 그 첫 해인 올해에는 ‘가족과 가까운 이웃’으로 그 대상을 정하고 가장 가까운데서부터 선교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가족과 가까운 이웃 선교

지난해 교세 통계를 보면 마산교구 신자 가정의 26,72%(1500 세대)가 남편 혹은 아내 혼자, 또는 자녀들만이 신자인 소위 ‘짝 교우’ 가정입니다. 그리고 가족 중에 쉬고 있는 신자가 있는 가정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습니다.
신자 아닌 가족에게 신앙을 전해 주고, 신앙생활에 성실하지 못한 가족을 권면하여 착실한 신앙의 길로 되돌아오게 하는 가정 선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가족들의 고유한 성소입니다. ‘교회헌장’에서 부부는 가정 안에서 서로 상대방과 자녀들에게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과 사랑을 증거 할 고유의 성소가 있다”(교회헌장 35항 참조)고 못박고 있습니다. ‘고유의 성소’라 함은 하느님께서 ‘본디부터 맡겨주신 성소’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 중요한 ‘고유의 성소’를 소홀히 하고 있지나 않은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교가 이웃에게 영생의 길을 열어주는 가장 큰 사랑의 실천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족에게 영생의 길을 열어주는 ‘가정 선교’는 가족들의 가장 큰 사랑의 의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가족에게는 선교를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더 열심히 선교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순서를 뒤바꾸는 일일 것입니다. ‘사랑 실천은 가까운 데서부터’라는 윤리의 대명제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뿐 아니라 가족들이 같은 신앙을 가짐으로써 같은 인생관과 가치관, 같은 영생의 희망을 가지고 현세를 산다는 것은 가정의 일치와 평화, 행복을 위해서도 매우 필요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경험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 남음이 있습니다.

가정 선교에 이어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힘써야 할 것은 가까운 친척 친지들과 한 마을 또는 한 아파트에 사는 가까운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자연적 질서와 여건에 순응하는 선교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수년 동안 지역적으로 가까이 있는 이웃에게 선교하는 것이 소공동체 운동의 요체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시금 소공동체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선교하는 가정

가정은 ‘작은 교회’입니다(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11항,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11항, 가정 공동체 49항 참조). 교회의 첫째 사명이 복음 선교라면 ‘작은 교회’인 모든 신자 가정은 마땅히 교회의 이 선교사명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신자 가정은 ‘평신도 사도직의 실천과 사도직을 배우고 연마하는 훌륭한 도장’(교회 헌장 35항 참조)이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은 가정 안에서 신앙을 키우고 사도직을 배우며 온 가족이 복음 전파에 나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짝 교우’가정이나 쉬는 가족이 있는 가정은 ‘작은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뜻에서 가정 선교에 중점을 두는 올해에 우리는 ‘짝 교우 가정 없애기’와 ‘가족 중 쉬는 교우 없애기’운동을 적극적으로 펴야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교구내 모든 가정들이 온전한 ‘작은 교회’가 되고 선교의 도장이 되어 선교 일선에 나서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복음화의 장래는 대부분 가정교회에 달려있다”(제3차 중남미 주교회의에서 연설.Puebla 1979.1.28)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신자 여러분!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21세기 새 시대는 크나 큰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파괴되어 가는 가정의 복음화, 속화되어 가는 사회의 복음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새 복음화’의 크고 어려운 과제를 앞에 두고 우리는, 그동안 ‘새날 새삶’운동으로 다진 우리 자신을 다시금 추스르고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
세상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마태 28,20). 그리고 성령께서는 항상 교회 안에 계시면서 끊임없이 우리를 이끄시고 힘이 되어 주십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천상에서 우리를 위해 전구하고 계시는 어머니시며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성모님과 한국의 성인 성녀들이 계십니다. 우리 모두 세상 복음화를 위해 온 힘을 바치려는 굳은 결의와 더불어 천상 은총의 도우심을 믿으며 힘차게 새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여러분 가정과 우리 교구에 하느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0년 12월 3일
대림 첫 주일에,
교구장 박정일 주교


< 실 천 사 항 >

1. 가정 선교와 쉬는 가족 없애기
- 신자들과 성직자, 수도자의 가정 방문
- 가족이 함께 교회 행사 참여
- 혼인 장애 풀기
- 교회 서적, 성물 등 선물주기
- 짝교우 교리반 개설

2. 선교하는 가정 이루기
- 가정 기도(가정 기도회 주1회)
- 가족이 함께 피정
- 가족이 함께 성서 읽기, 교리 공부하기
- 가족이 함께 사회 봉사, 불우 이웃 돕기

3. 행사
- 가정의 달을 다양하게
- 가족이 함께 여행, 성지순례
- 가족 노래자랑(가족 3대 노래자랑)
- ‘짝교우’ 초대의 밤
- 가족 신앙 캠프
- ‘선교왕’ 가정 시상
- 냉담자 회두 가정, 짝교우 가정 성지 순례(지역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