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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 '부활 - 돌을 치우자'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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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부활 - 돌을 치우자'

(요한 20,1 이하 참조)



친애하는 교우,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생명의 기운을 감지하는 이 계절에 우리는 주님의 부활 대축일을 경축하고 기념합니다.
죽음의 세력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교구민 여러분에게 가득히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 사순 시기 동안 인류의 구원을 위해 고난을 받으시고 죽음의 세력과 싸우신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면서 부활을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우리 마산 교구민 모두는 교구 설정 40주년 원년을 맞이하여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믿음의 공동체로 쇄신할 것을 거듭 다짐하면서 부활 축제를 준비해 왔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터전이자 동시에 기쁜 소식의 핵심이고 희망의 근거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그리스도인들의 실존과 삶의 방식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거듭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음 앞에 서신 예수님
여느 인간처럼 예수님께서도 죽음이라는 인간의 한계를 체험하셨습니다. 죽음과 무관하신 분이 죽음을 맞이하셨고, 죽으실 필요가 없으신 분이 죽으셨습니다. 절대가 상대의 조건을 수락하셨습니다. 이 사실은 죽음을 앞에 두고 회의와 고통에 휩싸이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신성으로 죽음이라는 한계마저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감지하시고도(마르 14,6-8; 루카 13,31-33; 마르 14,32-42) 그 죽음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뜻이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기꺼이 받아 들이셨습니다. 그 몰골은 망가져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었고,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피해갈 정도로 멸시를 당하면서 죽으셨습니다.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습니다.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으나, 그분은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았습니다. 끝내는 억울하게 처형되셨습니다(이사 52-53장 참조).
예수 그리스도를 스승으로 받들고 따르던 제자들의 눈에 스승 예수님의 죽음은 무능과 허무로 보였고, 부활은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로 보였습니다. 스승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 때문에 고뇌하고 방황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스스로 목숨을 내어 주는 모습으로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으로 일단락되어 끝장난 것이 아닙니다.

부활의 의미
예수님의 죽음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활로 이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을 통해 죽음이란 흔히 우리가 생각하듯이 끝장도 아니고 허무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죽음은 생명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이며, 죽지 않고서는 생명으로 건너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죽음 너머에는 우리 믿는 자들이 소망하는 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십니다. 우리가 죽음을 넘어 부활과 새로운 세계를 소망할 수 있는 것은 삶을 사랑하고 이 땅을 충분히 사랑하고 난 후에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우리는 오로지 하느님께만 의존하면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 참된 제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구원은 오로지 십자가를 받아들일 때에만 현실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깊이 헤아려야 합니다.

부활 체험
초대교회의 부활 신앙이 출발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부활 신앙은 예수님께서 죽으신 후 여인들이 무덤으로 찾아가는 이야기로부터 출발합니다. 이 이야기는 하느님이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시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인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확신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시체를 찾습니다. 죽음을 죽음의 틀 안에 고정시키려고 합니다. 죽음을 뛰어 넘는 또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면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인들은 누가 무덤의 돌을 치워줄 것인가를 걱정합니다.

여기서의 돌은 죽음의 세계를 가두어 놓으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돌은 이미 치워져 있습니다. 이로써 죽음의 돌은 언제나 죽은 자들 위에 닫혀 있으리라 생각하는 죽음의 논리에 처음으로 도전이 생겨납니다. 무덤은 열려 있을 뿐 아니라 비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무덤이 비어 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을 통해 계시는 무너지고 신비만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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