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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재찬 안셀모 신부/ 분도 명상의 집

|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영적 성장의 길1- 신앙생활에 위기가 찾아올 때

기억해야 할 것, ‘과정과 도구’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하느님을 참으로 많이 원망했어요.” “본당 신부님께서 어떻게 저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사제라면 신자들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지 않나요?” “성령 세미나를 하고 와서 치유를 받고 기쁨에 충만한 삶을 살았는데 두 주일이 지나니 다시 모든 것이 공허해졌어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온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무력함과 고통, 혹은 힘겨운 사람들로 인해 가톨릭 신자로서 살아가는 모든 것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는 고백을 듣곤 합니다. 외적으로 육신의 질병이나 삶의 고통 앞에 하느님을 원망하며 교회를 떠나는 이들도 있고, 내적으로 사제나 수도자 혹은 교우들로부터 상처를 받아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영적으로는 신앙생활의 진보가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무기력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회를 떠나거나 쉬는 이들이 영적인 측면에서 공통적으로 놓치고 있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과정’과 ‘도구’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것, 영적 기쁨과 충만함, 영적 공허와 어둔 밤, 교회 공동체 내에서의 교우들과의 친교나 갈등 등 모든 것이 예수님과의 일치를 위한 일종의 과정이요, 도구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완성된 이들이 아니라 예수님과의 만남을 향한 여정 중에 있습니다. 자신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듯이 다른 이들도 그 과정 중에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다른 이들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그들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부족합니다. 인간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처럼’ 생각하기보다는 ‘예수님처럼’ 생각하기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는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죄인의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가톨릭교회 안에서 성사의 도구들뿐만 아니라 주님 사랑을 배우는 다양한 길을 우리에게 선물로 마련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산을 넘고 넘어가는 이 길에서 정상에서의 영적인 기쁨을 맛보기도 하고, 골짜기에서의 어둠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함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로 인해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불편을 느끼기도 합니다.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나와 맞지 않는 힘겨운 사람 때문에 길을 걸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다시 주님을 향한 길을 걸어갈 때 또 다른 정상에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주님의 은총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다음 산에 오르기 위해서 우리는 산을 내려가야 합니다. 사랑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날, 그 모든 여정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요한 14,6) 그분께서 함께하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다 사랑을 배우는 도구들입니다. 심지어 고통과 시련도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힘겨운 사람이 다가올 때, ‘저 사람만 없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저 사람을 통해 주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가?’ 여기에 귀를 기울이며 기도해 보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을 통해 영적인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을 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시련이!’라고 원망하기보다는 ‘이 시련을 통해 주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주시고자 하는가?’라고 더 큰 선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그 시련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삶의 여정의 모든 것은 더 큰 사랑을 배우기 위한 과정이요 도구라는 것을 기억할 때 눈앞의 것에 집착하지 않고 영적인 자유로움 안에서 인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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