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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재찬 안셀모 신부/ 분도 명상의 집

|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영적 성장의 길2- 성당에 왜 다니나요?

 

“성당에 왜 다니시나요?”라고 가톨릭 신자들에게 물으면 많은 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고 대답 합니다. 혹은 “어머니나 아내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신자의 의무이기 때문에”라고 답하기도 하고, 교리를 조금 아는 이들은 “구원받기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성당에 다니는 모습도 교우들에 따라 다양합니다. 미사만 참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성당의 많은 단체에서 활동하며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한 성당에서는 기도와 선행을 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지만, 정작 집이나 직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분리된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처음에 열심한 이들도 성당에 다니면서 기대했던 마음의 평화를 얻기보다는 오히려 사제나 교우들에게 실망해서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기도를 들어 주지 않으신다고 원망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성당에 왜 다니는 걸까요? 자기 자신의 내적 위안을 얻기 위해 혹은 타인이나 의무감 때문에 성당에 다니고 있다면, 그리고 이제는 제대로 성당에 다니고 싶다면 이 글을 통해 “진정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빕니다.   

 

사실 우리가 성당에 다니는 주된 이유는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랑하는 하느님께 찬양과 흠숭을 드리고 그분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께 공경을 드리는 것이 그분 나라 백성의 소임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구원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많은 신자들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 성당에 간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유아세례를 받은 이들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하느님’을 넘어 ‘나의 하느님’을 만나는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위해서’ 성당에 다닌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 중심’의 신앙에서 ‘하느님 중심’의 신앙으로 건너가는 것, 이것이 바로 영적 성장입니다.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고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 사랑이신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은 바로 우리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Sharing love)입니다. 나아가 우리가 사랑이 되는 것(Becoming love)입니다. 우리가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공적 예배를 드리고 개인 기도를 바치는 것은 하느님을 향한 우리 사랑의 표현인 것입니다. 특별히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의 몸이 되시는 예수님과 사랑으로 일치하는 이 거룩한 순간은 우리 인간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은총의 순간입니다. 사랑이신 예수님과 하나 되어 우리가 사랑이 되는 순간이요,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지금 여기에서 미리 맛보는 순간입니다. 사랑이신 예수님과 하나 되어 ‘나의 사랑’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이웃 사랑입니다. 

 

성당은 하느님의 사랑을 가르쳐 줍니다. 성당에서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특히 성사의 은총)을 나눠줍니다. 성당에서의 모든 다양한 활동들과 봉사는 우리가 예수님처럼 사랑하기를 배우는 장입니다. 성당에서의 모든 활동은 자신만을 위하는 사랑을 넘어 다른 이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사랑, 조건 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을 배우기 위한 도구입니다. 나아가 예수님의 사랑은 성당 안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그 사랑을 나누도록 초대합니다. 예수님의 성령은 모든 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보편적인 사랑을 하도록 일깨워줍니다. 이렇게 우리가 예수님의 더 크신 사랑과 하나가 되어 갈 때, 성당에서의 신앙생활과 그 외의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예수님의 사랑을 배우고 나누는 도구임을 깨닫게 됩니다.

 

 

“성당에 왜 다니나요?” “예수님의 더 큰 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과 하나 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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