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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광지 가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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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따사로운 정원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황병석 파스칼 주임 신부는 먼지가 내려앉은 의자를 손수 걸레로 닦아 자리를 마련한다. 사제관도 열려 있고, 그 앞에 놓인 의자들도 소통의 자리로 활용한다. 성모님 자애가 미치는 잔디밭을 바라볼 수 있는 이곳이 명당이다. 본당주보성인을 ‘성모성심’으로 모셨으니, 남지성당은 성모님의 달 오월에 더 빛난다.

 

성모성심의 공동체
성전의 제대 왼편에도 성모성심을 기릴 수 있는 성모님이 계신다. 교우들이 어머니의 마음을 따르며 주님께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용기를 북돋운다. 평일 낮미사에 참례하는 신자가 많지는 않지만, 수도자의 반주로 성가는 활달하고 전례가 경건하다.


남지성당 관할인 부곡공소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에서 소임을 맡아 있다. 윤정진 베드로 수녀와 김정자 바오로 수녀는 거의 매일 본당 미사에 참례하여 반주도 맡으며 교우들과 친교를 나눈다. 저녁시간 말씀의 전례와 레지오 주회가 있는 목요일, 공소에서 주일미사가 있는 토요일을 제외하면 본당 신자들이 수도자들을 만날 수 있으니 풍요로운 공동체가 된다. 남지성당 140명 정도의 신자 중에서 약 40명이 부곡공소 소속이니 비중이 큰 편이고, 그곳에서 소임하는 수도자의 역할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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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을 향한 쇄신활동    
남지본당은 1977년 12월에 설립되어 올해로 46년차가 되었다. 2000년에는 ‘남지선교본당’으로 개칭이 되었고, 영산성당과 부곡성당을 아울러 작은 성당 세 개 체제로 사목이 이루어졌다. 그러다 2019년에 영산은 관할에서 제외되고 부곡은 관할 공소로 되어, 다시 ‘남지본당’으로 개칭하게 되었다. 2021년 1월에는 영산본당이 설립되었다. 


이리저리 변화가 많았던 본당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지난해부터 50주년을 향한 쇄신활동을 차곡차곡 펼치고 있다.


“1.평일미사 적극 참석 2.성경통독하기 3.소공동체 월 모임 꼭 참석하기 
4.선교활동 적극 실천 5.영적독서하기 6.외적쇄신 계획에 적극 동참”


시골에는 낮에 사람구경하기가 힘들다. 인근 공단으로 출근하고, 요양보호사로 일을 찾아가고. 하우스농사를 하는 사람들은 숨쉬기가 아까울 정도로 일손이 달린다. 주일미사조차도 어려울 수 있지만, 힘닿는 데까지 평일미사에 참여하고 코로나로 느슨해졌던 대면하는 신심생활을 일으켜야 한다.


말씀으로 살아가야 하는 신자들은 성경을 읽어야 하고, 더 나아가 성경을 쓰면 더 좋다. 주임 신부는 신구약성경을 모두 필사하는 신자에게 묵주반지를 선물하겠다며 격려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이어서 쓰는 것도 권장하는 좋은 방법이란다.


8개의 소공동체는 모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본당에서 장소를 마련하고 세심하고 친절하게 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레지오나 신심단체에도 소속하여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기를 바란다. 덕분에 올 1월에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의 모후 Pr.’이 새로 탄생했다. 꾸리아 단장과 레지오 단원들의 땀 흘린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실이다.


성경에 더하여 영적 독서하기도 과제다. 성인전이나 묵상집을 통해 신앙생활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여기다 외적쇄신의 수행을 위해 안토니오회를 발족했다. 60대의 ‘젊은 노인’들이 주축이 되어 앞으로 본당을 지켜나가야 하는 일꾼들이다.  


한 마리 양이라도 보살피는    
작년에 한 명이 첫영성체를 했는데, 올해는 세 명이나 된다며 주임 사제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핀다. 주일학교에도 정성을 들인 덕분인지 올해는 열대여섯 명으로 늘었다. 주일날 9시에 주일학교를 진행하고, 교중미사 전후에는 차봉사를 하느라고 아이들이 성당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남녀고등학생 네 명은 복사를 서게 하였다. 남녀 네 명을 함께 서게 하느라 향치는 미사를 올린다. 지난 성삼일에도 이들이 복사를 서며 전례를 도왔다. 본당 1호 신학생 정창욱 보나벤뚜라가 방학 때는 학생들과 함께 성당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어른들은 이런 기특한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많이 마련해 주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는다.


시골사람들은 대부분의 자녀들이 외지에 나가서 생활하고 있다. 자녀들이 배우자를 만나 사회 예식장에서 결혼하고 혼배성사 없이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조당을 풀어주는 일에도 본당에서 팔을 걷었다. 성가신 절차 없이 빨리 오기만 하면 해결되게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부모들은 자나 깨나 ‘조당’이 걱정이었는데, 자녀들을 데려오는 부담을 덜어주며 관면혼배를 베풀어 호응을 얻게 되었다.


남지본당은 한 명이라도 찾아 데려오려는 방안을 골똘히 생각한다. 지난해 10월 본당의 날에는 버스 2대를 대절하여 전체 신자가 연풍성지를 다녀왔다. 남지공동체와 부곡공동체가 하나 되어 큰 기쁨의 날이 되었다. 그러나 올해는 본당의 날에 전체 신자가 움직이지 않기로 미리 공지했다. 대신 각 단체별로, 소규모로 친목할 수 있는 나들이를 나름대로 짜도록 했다.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남지성당의 일원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레지오든 소공동체이든, 신심단체든 어디라도 한 곳에 소속되어 한 자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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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세상의 눈으로 보기보다 신앙의 눈으로 보기를 바라고, 금과 은을 얻기보다 ‘주님의 이름’을 얻는 것이 마땅함을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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