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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광지 가타리나

성 김대건 안드레아 희년에다 본당설립 25주년
올해는 ‘수산성당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당설립 25주년을 맞는 데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본당주보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이니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위축되긴 했지만, 본당 교우들은 어느 때보다 힘차고 밝은 봄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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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성당에 들어서면 위층 발코니에서는 예수성심의 반김이 있고, 뜰에는 성모님의 눈길이 느껴진다. 성전으로 가까이 다가가면, 입구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만나 자세를 가다듬게 된다. 성전 안에서는 25년을 준비하는 교우들의 결의를 볼 수 있다. 제대 오른쪽 벽에 걸린 배너에는 <-한 알의 밀알이 되라-“밀알 하나가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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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장병욱 베네딕토 신부로부터 시작된 이 준비는 올해 부임한 송재훈 라파엘 신부가 실행하고 마무리하게 되었다. 설립 25주년 기도로 워밍업이 된 교우들의 영적 봉헌은 묵주기도 10만 단을 축대로 쌓고, 성경필사와 다른 기도로 짜임새를 이룰 것이다. 그동안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남겨두기 위해 대단한 역사서는 아니지만 <25년사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건물도 새 단장할 때가 되었으니, 방수와 도색 등 전반적인 큰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10월에는 기념미사를 봉헌하며 매듭을 짓는다는 목표다. 지금으로서는 큰 축하잔치를 기획할 수는 없겠으나 상황에 맞게 규모에 맞게 차근차근 준비하여 올해를 수산성당이 거듭나는 도약의 해로 삼으려고 한다.


지킴이 스테파노 회장과 교우들
1996년 명례, 해양, 대성, 수산, 신호 이렇게 5개 공소가 합쳐 진영성당에서 분가하게 되었다. 스테파노 형제는 수산공소 총무를 거쳐 공소 회장을 맡고 있을 때, 수산성당을 짓게 된다. 공소시절부터 수산지킴이가 되어 정흥식 신부 때 땅을 150평 사 들이고, 김용민 신부 때 땅을 222평 보태어서 김대열 신부 때 수산성당을 건축하게 되는 과정에 온 힘을 쓰며 동참했다. 목표만큼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성당을 건축하게 되었는데, 그 후에도 늘 미진하게 여겼던 부지를 결국 매입하게 되었다.
스테파노 형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본당 사목회장을 맡으면서 기어이 101평을 매입하여 그나마 지금의 모양을 갖추게 되어,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다고 한다.


수산지킴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스테파노 형제는 올해 또 사목회장을 맡았고, 25주년기념추진위원장이다. 추진위원장 직은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그가 사목회장 4년 임기를 끝내면서 맡겨졌으니, 수산성당설립 25주년은 서서히 진행해 왔고 완전 준비된 해가 되었다. 그가 펼친 노트에는 역사가 빼곡하게 담겨 있고, 땀 흘린 추억들도 따라 나왔다.


수산성당 교우들은 감자농사와 판매로 공동체 연대를 가지고, 본당 살림에도 보태었다. 처음에는 감자농사를 짓는 교우가 있어 땅을 빌려 직접 농사를 지었다. 그러면서 감자를 심어 놓은 밭떼기로 사서 추수하고 판매했다. 교우들이 팔을 걷고 나가 감자를 캐고, 손질해서 포장하여 각 본당에 가서 판매하는 열성이 대단했다. 수산의 ‘수미감자’가 맛있다는 소문이 나서 10년 정도 재미를 쏠쏠하게 봤고, 25주년 기금을 적립하기도 했다. 최근, 감자 흉년이 들어 수지가 맞지 않아 주춤하다가 코로나까지 들이닥쳐 감자장사는 아쉽게 개점휴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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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성당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금은 많은 활동들이 그렇다. 대건회를 중심으로 하여 낙동 강변을 한 달에 한 번 청소하던 것도 멈추었고, 우슬라회를 중심으로 교우들에게 음식을 나누던 일도 멈추었다. 일본 싸자본당과 자매결연을 하여 오고 가던 순례의 길도 중단되었다. 이 모든 일들이 예전으로 회복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순교정신과 귀촌에서 얻는 활기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온 삶을 다 바친 순교자의 얼이 서려 있는~”으로 시작하는 설립 25주년 기도처럼 명례성지에서 이어지는 순교정신 또한 수산성당의 자부심이다. 수산성당의 뿌리가 명례에서 뻗어 나왔고 역사의 궤를 함께하는 것이다. 명례성지조성에도 본당차원에서나 교우들 각자의 신심으로 기여한 힘이 엄청나게 크다. 여전히 많은 본당 교우들이 명례성지에서 봉사하며 그곳의 일원이 되고 있다. 복자 신석복 마르코뿐만 아니라 명례성당, 명례공소를 일으키고 이끌었던 선조들의 후손들이 수산성당에서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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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규모의 성당이지만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은 귀촌한 교우들 덕분이다. 고령화를 이뤄 적막해지던 수산에 귀촌이 늘어나고 4,50대의 젊은 연령층도 눈에 띄며 활기가 살아났다. 전례분과를 맡은 보나 자매도 복음화분과를 맡은 수산나 자매도 농촌으로 들어와 살며 힘을 보태는 일꾼들이다. 무엇보다 환영하고 박수칠 일은 신학생 1호가 생긴 것. 귀촌 부모를 따라 부산교구에서 중등 예비신학생을 마치고 여기로 와서, 고교 예비신학생을 거친 뒤 광주가톨릭대학교 2학년이 된 신학생은 수산성당의 소중한 보물이다. 온 교우들이 본당출신의 첫 사제가 되도록 정성 들여 간곡하게 기도하고 있다.


마산교구와 부산교구의 경계에 놓인 ‘수산’은 예전에는 이리저리 치이기도 했다. 진영에 가도 어색하고 밀양에 가도 뒷전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산교구의 탄탄한 일원으로 수산 지역을 충실하게 가꾸며 역사를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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