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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박창균 시메온 신부
사제관 식탁부터

한국교회가 농민 주일을 제정한 지 22회째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삶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농촌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GMO 종자를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세계가 굶어 죽는 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라는 핑계로 식물뿐 아니라 동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일에 열을 냅니다. ‘옥자’라는 영화에 나오는 슈퍼 돼지 ‘옥자’가 그러한 인간 욕심의 결과일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매년 10억명의 인간이 굶어서 죽어가고 있다는 핑계를 대지만 지금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인류의 1.5배를 먹이고도 남는 양입니다. 비싸게 팔고, 낭비하고, 버리기에 굶어서 죽는 사람이 생기는 것입니다. 한국만 하더라도 연간 10조 원 규모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생명공동체운동을 하는 교회는 신앙의 눈으로, 하느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처럼 이 운동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물질주의, 소비주의, 경제 논리에 사로잡혀 세상 물정만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GMO를 말할 때 하느님의 창조사업과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거스르는 일이라는 신앙적 관점보다 환경, 건강,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교육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범람하는 광고도 한몫을 합니다. 온갖 몸에 좋다는 것을 선전해 댑니다. 그 많은 광고비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농민들이 조촐하지만 힘들게 생산한 홍삼액은 팔리지 않고, 광고에서 떠들어대는 정의 홍삼액은 불티나게 팔립니다. 우리 농민들이 애써 생명 농업을 하면서 생산한 제품들은 이런저런 온갖 핑계로 외면 당하지만,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식품들은 더 비싸게 유기농 제품으로 팔려나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하여 “소비, 낭비, 환경의 변화속도는 지구의 한계를 넘어섰기에 현재의 생활방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고 밝히시면서 소비지향적인 생활양식을 바꿀 것을 요구하십니다. “구매는 단순히 경제적 행위가 아니라 도덕적인 행위”라고 말씀하시면서 소비자 운동이 생산자와 기업의 행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생명공동체운동을 하는 교회라면 세상 물정이 아니라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신앙의 삶이 세상을 바꿀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농민 주일을 맞이할 때쯤에는 주교관의 식탁과 냉장고가, 사제관의 식탁과 냉장고가 먼저 우리농 생명농산물로 채워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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