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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성렬 요셉 신부
섬김 - 신앙의 길


2004년 10월, 짐을 옮기다 허리를 삐끗하였습니다. 초기대응을 잘못하여 늘 가벼운 통증을 달고 삽니다. 이제 웬만큼 적응이 되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장례식장이나 바닥에 앉는 식당에 가면 방석을 여러 장 포개 앉습니다. 그렇게 하면 통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희 본당 신자분들과 식사를 하러 가면, 앞서의 사실을 알고 있는 어떤 분이 식탁의 중앙 자리에 방석을 여러 장 포개 놓아 주십니다. 성당(회당)에서는 제대 중앙 높은 자리에, 어시장(장터)에서는 여러 신자의 인사를 받는, 그리고 늘 신부님(스승)이라고 불리는 제가 식당(잔칫집)에서 마저도 윗자리에 앉게 되니, 주위 분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주님의 따끔한 지적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높은 자리를 좋아합니다. 인사 받는 것을 즐깁니다. 섬기기보다는 섬김을 받을 때 뿌듯해집니다. 이것은 사람의 본성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재물을, 더 높은 권력을 그리고 명예를 이루는 지식을, 기능을 가지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노력이 정말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일인가 하는 질문이 생길 수 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하느님의 길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길만 좇아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재물과 권력과 명예가 섬김과 봉사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섬김을 받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는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가 하느님의 말씀을 팔아 그들이 섬김을 즐겨서는 안 되는데… 그래서 오늘 주님의 질타를 더 강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와 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잘 듣는 제자이면서 자녀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처럼 온화한 사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신앙의 여정을 다음과 같이 비유로 말합니다. 마치 하나의 용수철을 일생을 걸쳐 직선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잠시 방심하면 용수철 본래의 성질에 따라 얼마나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 버립니까! 그러므로 섬김을 받으려는 본성을 거슬러 죽는 그날까지 섬김과 봉사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신앙의 길, 우리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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