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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조정제 오딜론 신부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이 그리워 필닐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릴 때 그리워 필닐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還의 인간사 그리워 필닐리…” 이렇게 이어져 가는 이 시는 한센인(나환자)이었던 시인 한하운 씨의 “보리피리”라는 시입니다.

봄 언덕 고향이 그립지만 찾아가지 못하고,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사가 그립지만, 함께 어울릴 수가 없어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눈물을 흘린다는 시인의 처절한 애환이 담겨져 있습니다.

나병 소위 문둥병이라고 하면 지금도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예수님 시대에서는 질병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질병이었습니다. 그들은 동네 사람들에게는 물론이요, 자기 가족들에게도 버림받아 고을 밖에 거주해야 했으며 성한 사람들을 만나면 죄인이라고 소리를 치면서 고개를 돌리고 피해 가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돌에 맞아 죽기 십상이었지요. 썩어들어 가는 육신의 고통도 참을 수가 없었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 사회에서 철저하게 버림받고 소외된 끝없는 절망입니다. 

그러한 나병 환자에게 예수님은 마지막 희망이요 유일한 위로자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만은 자기를 내치지 않고 따뜻이 맞아 주시리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나병 환자의 이 신앙 고백은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시며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 하고 기도드리던 그 믿음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주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사정을 낱낱이 헤아려 주시는 사랑의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는 나병 환자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먼저 주님께 자리를 내어 드리고 그분의 뜻이 먼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곧 참다운 신앙이며 그로써 우리는 주님과 더 깊은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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