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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여인석 베드로 신부

“왜 하필 믿음일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이 말씀의 핵심은 믿음으로 얻는 구원이지 불신으로 인한 멸망이 아니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조건은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믿음’일까? 희망, 사랑, 정의, 용서와 같은 다른 덕목들도 많은데 말이다. 그것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 믿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부부는 사랑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믿음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한다. 만약 부부 사이에 믿음 없이 산다면 그건 헤어지지 못해 껍데기만 부부로 사는 것뿐이다. 신앙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본당 신부가 본당 신자들을 믿지 못하고 본당 신자들이 본당 신부를 믿지 못한다면 그 성당은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콩가루 공동체가 된다. 믿음 없이는 희망과 사랑도 없고 믿음 없이는 기쁨도 결실도 없기 때문이다.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요한 3,18)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무언가가 시작되는 시점은 믿음을 가지는 순간이다. 최소한의 믿음이 있어야 성경의 내용들이, 특히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오늘 복음이 살아있는 말씀으로 와 닿기 시작한다. 이 믿음이 있어야 비로소 기도가 시작되고 생활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이 믿음은 인간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은사로 생기는 것이다.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고린 전 12,3). 따라서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조건은 믿음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내 안에 믿음의 싹이 움트기 위해서는 성령께 믿음을 청하는 겸허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저는 믿습니다. 그러나 제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주십시오.”(마르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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