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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임효진 야고보 신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밀알은 윤기 나는 딱딱한 껍질 속에 생명을 담고 있다. 이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땅속에서 껍질이 썩으면서 씨앗 속에 들어있던 생명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새싹은 뿌리와 잎으로 영양분을 빨아들이면서 줄기가 굵어지고 자라서 이삭이 팬다.
추수 때가 되면 밀알 하나에 대략 마흔 개 정도의 밀알이 맺힌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해에 마흔 개의 밀알이 땅에 뿌려지면 1,600개의 밀알이 맺히고, 그다음 해는 6만 4천 개, 또 그다음 해에는 250만 개, 그다음 해에는 1억 이상의 밀알을 내게 된다고 한다. 어쩌면 예수님은 이런 맥락에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말씀을 하셨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땅에 떨어져 썩는 밀알은 일차적으로는 예수님 자신을 비유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음 말씀을 보면 이 밀알은 열두 제자와 우리 모두를 포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밀알에 비유하시면서 동시에 제자들과 우리도 당신을 따라 열매를 맺는 밀알이 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또한 ‘따라야 한다.’라는 표현은 익숙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신하가 임금을, 하인이 주인을, 제자가 스승을, 양이 목자를 따른다는 이미지다. 어떤 이미지든 따르는 사람은 인도하는 사람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의 스승이요, 주님이시다. 스승이요, 주님이신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기에 제자인 우리도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 제자인 우리가 당신처럼 십자가를 지고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바라신다. 욕심과 교만, 무질서한 애착과 일그러진 자아를 죽이고 많은 열매를 맺기를 바라신다. 하지만 우리가 밀알이 되기를 거부하거나 무질서한 애착과 일그러진 자아를 죽이지 않으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뿐이다. 무미건조하고 정체된 생활의 연속일 것이다. 반면에 자신의 일그러진 자아를 죽이고 욕심과 교만을 내려놓는다면 말할 수 없는 내적인 기쁨과 충만함이 따라올 것이다. 욕심이 아니라 절제가, 교만이 아니라 겸손함이, 잔인함이 아니라 온유함이 우리 안에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남은 사순 시기 동안, 각자 삶의 자리에서 열매를 맺는 밀알이 되도록 노력해 보았으면 한다.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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