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조회 수 236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임효진 야고보 신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밀알은 윤기 나는 딱딱한 껍질 속에 생명을 담고 있다. 이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땅속에서 껍질이 썩으면서 씨앗 속에 들어있던 생명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새싹은 뿌리와 잎으로 영양분을 빨아들이면서 줄기가 굵어지고 자라서 이삭이 팬다.
추수 때가 되면 밀알 하나에 대략 마흔 개 정도의 밀알이 맺힌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해에 마흔 개의 밀알이 땅에 뿌려지면 1,600개의 밀알이 맺히고, 그다음 해는 6만 4천 개, 또 그다음 해에는 250만 개, 그다음 해에는 1억 이상의 밀알을 내게 된다고 한다. 어쩌면 예수님은 이런 맥락에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말씀을 하셨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땅에 떨어져 썩는 밀알은 일차적으로는 예수님 자신을 비유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음 말씀을 보면 이 밀알은 열두 제자와 우리 모두를 포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밀알에 비유하시면서 동시에 제자들과 우리도 당신을 따라 열매를 맺는 밀알이 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또한 ‘따라야 한다.’라는 표현은 익숙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신하가 임금을, 하인이 주인을, 제자가 스승을, 양이 목자를 따른다는 이미지다. 어떤 이미지든 따르는 사람은 인도하는 사람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의 스승이요, 주님이시다. 스승이요, 주님이신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기에 제자인 우리도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 제자인 우리가 당신처럼 십자가를 지고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바라신다. 욕심과 교만, 무질서한 애착과 일그러진 자아를 죽이고 많은 열매를 맺기를 바라신다. 하지만 우리가 밀알이 되기를 거부하거나 무질서한 애착과 일그러진 자아를 죽이지 않으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뿐이다. 무미건조하고 정체된 생활의 연속일 것이다. 반면에 자신의 일그러진 자아를 죽이고 욕심과 교만을 내려놓는다면 말할 수 없는 내적인 기쁨과 충만함이 따라올 것이다. 욕심이 아니라 절제가, 교만이 아니라 겸손함이, 잔인함이 아니라 온유함이 우리 안에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남은 사순 시기 동안, 각자 삶의 자리에서 열매를 맺는 밀알이 되도록 노력해 보았으면 한다.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Title
  1. 4월 22일자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강론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탈출 3,11) + 찬미예수님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입으로 바친 기도를, 삶으로 한 줄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제가, 감히 하느님 앞에 제 기도의 정성을 아뢸 수 있겠습니까?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서로 기대어 신앙과 삶의 꿈을 함께...
    Date2018.04.17 Views333 강 론정연동 세바스챤 신부 file
    Read More
  2. 4월 15일자 부활 제3주일 강론

    부활, 용서 체험으로서의 평화 우리 시대 사람들이 가장 갈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평화입니다. 갈구한다는 것은 나에게 없어서 찾는다는 말입니다. 유사 이래로 전쟁 없이 하루를 살지 못해서인지 사람들의 마음에서 사라져 버린 것 같아 보입니다. 우리...
    Date2018.04.10 Views241 강 론김종필 가브리엘 신부 file
    Read More
  3. 4월 8일자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강론

    가훈 Ⅰ,Ⅱ 2017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우연하게 접하게 된 가훈 두 개가 선승禪僧들의 화두話頭처럼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계속 묵상하게 할 것 같다. 가훈 Ⅰ 창원 팔용동에 위치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당을 하는, 길에서도 볼 수 있는 주인장의 가훈...
    Date2018.04.03 Views253 강 론박영진 베드로 신부 file
    Read More
  4. 4월 1일자 교구장 부활 담화문 “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2018년 주님 부활 대축일 담화문 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목자로서 이렇게 큰소리로 외치며 양들을 껴안고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부활의 기쁨을 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마음을 떨쳐내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요 근래...
    Date2018.03.27 Views563 강 론교구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 file
    Read More
  5. 3월 25일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강론

    “… 마음을 살려야 예수님께서 살아오십니다!” 신앙인은 자신의 고유한 삶의 체험 안에서, 하느님을 상상하며, 하느님을 기다리는 ‘믿음’을 키웁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체험 장소 중의 하나가 식탁입니다. 가족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
    Date2018.03.20 Views298 강 론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file
    Read More
  6. 3월 18일자 사순 제5주일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밀알은 윤기 나는 딱딱한 껍질 속에 생명을 담고 있다. 이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땅속에서 껍질이 썩으면서 씨앗 속에 들어있던 생...
    Date2018.03.13 Views236 강 론임효진 야고보 신부 file
    Read More
  7. 3월 11일자 사순 제4주일 강론

    “왜 하필 믿음일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이 말씀의 핵심은 믿음으로 얻는 구원이지 불신으로 인한 ...
    Date2018.03.06 Views296 강 론여인석 베드로 신부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4 Next
/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