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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최훈 타대오 신부
김빠진 음료수를 돈을 주고 사 먹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혹시 모르고 그런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면 금방 뱉어버리고 말지도 모릅니다. 만일 우리에게서 신자로서의 향기가 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우리를 짝퉁(?)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곧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낼 줄 아는 신자들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리스도의 향기란 무엇일까?’라는 원초적인 물음이 떠오릅니다. 성당을 다닌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선량한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물론 좋은 모습입니다. 온화한 미소, 다정한 인간미, 상식적인 행동, 거기에 더해 투철한 준법정신까지… 물론 이러한 덕목들은 세상 속에 더불어 살아가면서 중요한 덕목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신자가 아니어도 사람들은 이러한 덕목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향기란 무엇일까요? 다시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가 봅니다.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 알아야 그분의 향기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 가장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스카 양을 잡는 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파스카 만찬을 함께하시고 빵을 떼어 주시면서 당신의 몸을 받으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포도주가 든 잔을 나누시면서 많은 이를 위해 흘릴 피라고 하십니다. 그리스도는 많은 이들의 구원을 위해 당신을 내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결국 그리스도의 향기는 온화한 미소, 다정한 인간미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나 출중한 언변이나 빼어난 용모나 뛰어난 능력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 만한 매력을 지니는 것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덕목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덕목을 잘 갖춘 사람들이 성당 안을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여전히 뭔가가 허전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죄 많은 우리 인간을 위해 당신을 내어주시는 사랑과 아버지께 대한 의탁과 신뢰를 보여주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모시고 그분의 향기가 스며 나오도록 ‘나’를 맡기는 것입니다. ‘내’가 ‘너’의 구원을 위해 나의 탈렌트를 기꺼이 내어 줄 수 있을 때, ‘우리’가 구원을 희망하며 함께 걸어갈 수 있을 때, 그리스도의 향기가 비로소 우리에게서 스며 나와 이웃을 적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교회가 아무리 세련된 조직을 구성하고 덕망 있는 사람들로 채워진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희망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냥 세상에 많은 인간 조직들 중의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 때마다 받아 모시는 성체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고 성장하는 그리스도의 지체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향기란 세상의 구원을 희망하며 ‘나’를 나누어 줄 줄 아는 성체성사의 삶을 오늘 이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묵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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