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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박인수 요한 신부

빛 속에 숨다


한 유명 화백이 그린 바퀴벌레 그림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바퀴벌레는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서 혐오의 대상이기도 하죠. 이 그림에서는 바퀴벌레가 뒤집어진 상태로 죽어있습니다. 뒤집어져 있는 모양처럼 나의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한 것은 바로 이 작품의 제목이었습니다. 제목은 “빛 속에 숨다” 입니다. 혐오대상의 별 의미 없는 죽음이 아니라 어둠과 구석에서 벗어나 이제는 빛 속에 머물면서 빛과 하나 된, 미물이지만 비천한 미물로만 편협하게 보지 말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라는 화백의 초대였습니다.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을 일컬어서 심미안이라고 합니다. 궁극의 심미안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복음에서는 심미안을 지닌 두 여인의 만남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이신 엘리사벳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이십니다. 마리아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는 하느님을 찬양하십니다.

바로 그 하느님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하늘로 불러올리심을 기리는 대축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늘로 올림을 받으셨다는 것은 단순히 저 위쪽으로 공간의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저 아래 비천한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고 우리가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문다면 하늘나라로 향하는 승천의 영광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처럼 저도 승천을 희망해봅니다. 그러려면 먼저 저의 삶의 방향이 뒤집어져야할 것입니다. 빛 속에 숨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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