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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민 베드로 신부

율법에 담긴 하느님 사랑


이야기 하나

어느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이 수도원은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삼아 노동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 안에서 살아갔으며, 전통적으로 순결과 기쁨을 상징하는 하얀 신발을 신었습니다. 수도원 가족들이 텃밭 일을 했기 때문에 평소에도 하얀 신발에는 흙먼지가 많이 묻었고, 비 온 후에는 진흙 범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동체는 한 주의 마지막인 토요일 오후가 되면, 신었던 하얀 신발을 깨끗하게 빨며 한 주를 정리하고, 한 주의 시작인 거룩한 주일(주님의 날)을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한 하얀 신발을 신고 맞이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공동체는 변했습니다.

노동할 텃밭이 없어져서 자급자족의 원칙은 사라졌고 공동체의 생활방식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토요일마다 하얀 신발을 빠는 전통만은 남아있었습니다.

어느 날, 피정 온 청년이 “수사님, 깨끗해서 안 빨아도 되는 신발인 거 같은데, 다들 왜 신발을 빨고 있나요?”라고 묻자, 수도원 가족이 “나도 몰라요. 그냥 꼭 지켜야 할 전통이라네요.”라고 멋쩍게 대답했습니다.


단상 하나

율법의 본질(알맹이)은 하느님의 사랑이고, 율법의 현상(껍데기)은 계명이며 규율입니다.

율법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들이 경건한 공동체를 건설하라고, 우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라고 건네주신 보배로운 선물이며, 당신 백성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삶의 길잡이이기도 합니다. 율법의 정신은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어야 하며,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느님과의 관계를 드러내게 됩니다.

그러나 율법을 주신 하느님의 뜻과 정신은 퇴색되고, 율법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경우가 있습니다. 율법의 실천이 ‘나는 이 정도 되는 사람입니다.’라는 자랑의 기준이 되거나, 하느님과는 상관없는 자기만족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에제 36,25-26)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들이 마음의 때를 씻고 새로이 살아가길 바라십니다. 율법 자체가 아닌 그 너머에 있는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원하십니다. 

다시 첫 마음으로 돌아갑시다.

하느님의 자녀이며 백성으로서, 기쁜 마음으로 당신 계명을 지킴으로써 그분과의 사랑의 관계를 세상에 드러내고, 이를 통해 하느님 사랑의 향기를 퍼뜨리며 살아가는 당신 자녀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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