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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임해원 안토니오 신부
나를 기다리는 하느님

오늘 대림1주일을 시작하면서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이때에 모든 교우분들이 끝나가는 2018년을 여러 가지 아쉬움으로 18(?), 18(?)하며 한 해를 보내려 하신다면 새로 맞이하게 될 2019년은 더 친절하고 싶고(19), 더 배려 하고 싶고(19), 더 용서하고 싶고(19), 더 사랑하고 싶은 한 해가 되시길 바라봅니다.
대림 시기의 기다림은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시기로 예언된 메시아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이 세상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잘 몰랐기에, 삶의 지침이 되고 구원을 위한 참 스승으로서의 메시아, 곧 하느님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러한 첫 번째 기다림은 하느님의 육화로 이루어졌습니다. 메시아 곧,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고 신앙인이 된 우리는 이제 두 번째 기다림을 준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기다림은 여러분들도 아시는 것처럼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기다림처럼 마냥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기다리는 기다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언가를 원하시는 기다림은 아닐까?’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이런 생각이 들도록 도와준 시 한 편을 소개해 봅니다.

강을 건너느라
지하철이 지상으로 올라섰을 때
말없이 앉아 있던 아줌마 하나가
동행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한다 
눈 온다
옆자리의 노인이 반쯤 감은 눈으로 앉아 있던 손자를 흔들며
손가락 마디 하나가 없는 손으로
차창 밖을 가리킨다
눈 온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던 젊은 남녀가
얼굴을 마주 본다
눈 온다
만화책을 읽고 앉았던 빨간 머리 계집애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든다
눈 온다

한강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이 가끔씩 지상으로 올라서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윤제림)

지하로만 다니던 지하철이 지상으로 올라오는 변화가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나의 변화가 하느님과 이웃을 기쁘게 할 수 있음을 이 시는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내 남편이 바뀌지 않는다고, 내 아내가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내 자녀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불평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내가 그들을 위해 조금 더 받아주려고, 조금 더 배려하려고, 조금 더 인내하려고, 조금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변화가 바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두 번째 기다림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는 나에게서 분명 작은 변화라도 찾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실 것입니다. 주님께 의탁하며 가끔 지상으로 올라오는 변화를 통해 주위의 어둠을 밝히는 대림 시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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