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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슬기 안토니오 신부

자라나는 신앙의 씨앗

 

 

부대 안을 걷고 있노라면 지나가는 친구들이 웃으며 인사를 합니다. “아멘!”, “알렐루야!”

 

그 인사에 저도 “그래~!! 좋은 하루~~!!” 큰 소리로 화답합니다.

그러다 친구들이 하는 행군에 군복을 입고 참석을 할 때가 있습니다.

분명 “찬미 예수님!!” 인사를 해야 하는데 잠깐의 침묵 후에 친구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신부님, 군인이셨어요?” 저도 “어쩌다 보니 두 번 왔네.”라고 대답하고 함께 걷습니다.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잠시 흘러갑니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친구들의 고백이 쏟아집니다.

중·고등학교 때 성당에 나가지 않다가 입대하고 성당에 다시 나온다는 친구, 복사단 학생회를 했지만 대학을 가면서 성당을 잊고 살았다는 친구,

세례를 받은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친구, 많은 고백이 쏟아집니다.

질문도 같이 쏟아집니다. 세례받는 법을 묻는 친구, 왜 군대 두 번 왔는지 묻는 친구.

 

많은 고백과 질문이 쏟아지는 가운데 친구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종교가 좋은 것 같습니다. 성당 잘 다니고 싶습니다.” 친구들의 공통적인 말에 저는 그저 웃음으로 화답할 뿐입니다.

 

이런 친구들과의 삶을 떠올리면서 오늘 복음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아! 이 친구들의 믿음이 어쩌면 주님께서 말씀하신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구나.’
너무나 작은 크기라 그냥 지나치면 있는지도 모를 그 겨자씨에 비유된 믿음.

결국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그 믿음이

우리 친구들의 마음 안에서는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 듯합니다.

조심스럽게 자라는 친구들의 믿음을 바라보면 성당에 와서 누구보다 큰 소리로 성가를 부르고

지루한 강론 시간에 눈은 감고 있어도 마음은 열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이제 저는 조금 부끄러운 마음을 고백합니다. 작은 것에 하느님을 느끼고

하느님을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느끼는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어쩌면 저 뿐만이 아닌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많은 이들이 느낄 수 있는 부끄러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우리가 처음 하느님을 만나고 기뻐했던 그 순수함을 잠시 잊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고 살았던 그 순수함을 우리 친구들은 이제 막 느끼기 시작합니다.

군인 주일을 맞이하여 군인 친구들을 마음에 한 번 떠올려 보았다면,

우리의 순수함을 잊고 살았다는 부끄러움을 느꼈다면, 작은 싹을 조심스럽게 틔우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집을 떠나 군이라는 곳에서 하느님을 체험하고 신앙을 키우는 친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달한 초코파이와 음료수가 아닌

친구들이 하고 있는 신앙에 대한 격려와 관심 그리고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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