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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김순곤 비오 신부

세관장 자캐오

 

예리코는 지중해 연안 도시 요빠와 예루살렘과 요르단 동부지역을 잇는 교통로 상에 위치하면서 일종의 국경도시였기 때문에,

이방인을 포함한 사람들의 왕래는 물론 물건 수송도 잦은 곳이었고 그곳에 세관이 있었다.

당시 로마에서 파견된 관리들은 주로 인두세와 토지세를 징수했고, 통행세 징수는 지역 사람에게 하청을 주었었다.

이런 관례에 따라 자캐오는 예리코 지역의 세금징수권을 매입하고 자기 밑에 세리들을 고용해서 부당한 수수료와 뇌물을 챙겼을 것이다.

물론 동족인 유다인에게도 부당하게 세금을 징수해서 로마 당국에 바쳤고 자신도 착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부자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세리들에게는 늘 부정축재자, 민족의 반역자, 부정한 자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말하자면 세리들은 직업상 공적 죄인으로 치부되어 동족으로부터 멸시를 받았다.

이 때문에 그들은 ‘늘 배는 불렀어도 가슴은 시렸다.’

 

그렇게 살던 자캐오는 어느 날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그분은 세리와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심지어 세리 마태오를 자기 제자로 삼았다는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마태 9,9 참조)

자캐오는 이분이야말로 자신의 ‘시린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고,

늘 굴레처럼 자신을 옭아매던 오명들을 지워주실 것이라는 희망으로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열망을 키워나갔을 것이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그러나 키가 작았던 자캐오는 군중에 가려 예수님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체면도 불사하고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다.

예수님의 말씀,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모든 이가 무시하고 따돌렸던 자캐오를 예수님은 용서하고 받아주시겠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자캐오는 자기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횡령한 것에 대해서는 네 곱절로 갚겠다는 약속으로 구원의 기쁨을 드러냈다.

당시 유다 풍습으로 남자의 연 수입 중 1/5을 구제기금으로 내게 되어 있었고,

절도의 경우에는 갑절로 배상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죄행위였다.(탈출 22,3.6)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는 말씀으로 자캐오의 구원을 선언하신다.

 

그렇다.

온 세상이 나에게 손가락질하고, 모두가 나를 버릴지라도 주님은 결코 죄 많은 나를 버리지 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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