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조회 수 426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김상진 레미지오 신부

나의 예물은?

 

 

어려서부터 고아가 된 소녀 앙리에뜨에게는 나이 어린 동생이 셋이나 있었습니다.

소녀는 어린 동생들을 위해 어린 몸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된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과로가 겹쳐 병으로 쓰러져 죽음을 맞게 되었습니다.

병자성사를 주기 위해 신부님께서 병상을 찾자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신부님! 저는 성사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동생들을 돌본다는 핑계로 그동안 주일을 지키지 않았으며, 기도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습니다.

저는 하느님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죄인입니다.” 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녀의 손은 도저히 어린 소녀의 손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손마디는 울퉁불퉁 불거지고 망가져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소녀의 두 손을 감싸 쥐고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말아라! 앙리에뜨야! 하느님께서 너에게,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였느냐?’고 물으시거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저 이 두 손을 하느님 앞에 내어 보이거라, 이 아름다운 손만을….” (김윤덕 「뒤주 속의 성자」 중에서)

 

동생들을 위해 주일을 지킬 수 없었던 슬픈 처지의 그 소녀에게는 예수님께 드릴 선물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받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소녀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황금으로 받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죄송한 마음에, 마음이 무너지면서도, 어쩔 수 없이 주일을 지킬 수가 없었다는 그 고백과

그 마음이 예수님께 드리는 유향이요, 몰약이 아니었겠습니까?

그 소녀는 자신만이 드릴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을 아기 예수님께 이미 드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아 나는 무슨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까?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세속적 욕심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깨끗한 마음은 순수한 황금이 아니겠습니까?

주님의 고난에 참여하기 위한 세상의 모든 쾌락과 욕망에 대한 포기는 썩지 않는 몰약일 것입니다.

그분을 따르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 결단은, 위로 향해 곧게 솟아오르는 향기로운 유향일 것입니다.

 

“그들은(…)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마태 2,11)

 

주님 공현 대축일을 연중행사로 보내지 말고, 내 마음 상자를 열어 내가 드릴 예물 목록을 챙겨 봅시다.


  1. 1월 12일 주님 세례 축일 강론

    하느님을 보여드린 사람, 사람의 길을 보여주신 하느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 2,23) 신비이신 분께서, 그래서 참으로 멀리 계실 것이라고 생각되는 분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의 모습으...
    Date2020.01.09 Views271 강 론이원태 클레멘스 신부 file
    Read More
  2. 1월 5일자 주님 공현 대축일 강론

    나의 예물은? 어려서부터 고아가 된 소녀 앙리에뜨에게는 나이 어린 동생이 셋이나 있었습니다. 소녀는 어린 동생들을 위해 어린 몸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된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과로가 겹쳐 병으로 쓰러져 죽음을 맞게 되었습니다. 병자성사를 주...
    Date2020.01.02 Views426 강 론김상진 레미지오 신부 file
    Read More
  3. 12월 29일 예수, 요셉, 마리아 성가정 축일 강론

    각자의 맡은 역할로 이루어지는 성가정!!!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교회는 예수 성탄 대축일을 기쁘게 보낸 후 그 첫 주일을 예수, 마리아, 요셉으로 이루어진 성가정의 모범을 기억하는 성가정 축일로 보냅니다. 성가정이란 말만 들어도, 많은 교우 분들이, 우...
    Date2019.12.26 Views298 강 론이창섭 아우구스티노 신부 file
    Read More
  4. 12월 22일 대림 제 4주일 강론

    요셉의 두 번째 결심 오늘 복음은 요셉이 두 번의 결심을 하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결심은 성모님과 파혼을 결심합니다. 약혼녀 마리아가 자기와 같이 살기도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나자 그는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사실 요셉은...
    Date2019.12.20 Views248 강 론김길상 안드레아 신부 file
    Read More
  5. 12월 8일 대림 제2주일 강론

    대림 제2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해서 예수님을 맞이할 우리들의 자세에 대해 말해 줍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세례자 요한은 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하는 우리들이 준비해야 할 첫 단계는 회...
    Date2019.12.05 Views289 강 론조명래 안드레아 신부 file
    Read More
  6. 12월 1일 대림 제1주일 강론

    교회력으로 새해가 시작됩니다. 다해가 지나고 가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새해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로 시작됩니다. 대림은 두 가지 기다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스라엘이 수천 년을 기다려온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이며, 다른 하...
    Date2019.11.28 Views263 강 론박창균 시메온 신부 file
    Read More
  7.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강론

    예수 그리스도 왕권의 실현     오늘은 연중 마지막 주일이며,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랑과 진리, 정의로 온 세상을 다스리시기를 열망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와 섬김과 봉사의 왕...
    Date2019.11.21 Views170 강 론권창현 요셉 신부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