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조회 수 153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이방인은 주인공이 되기 어렵습니다. 주류로부터 소외되어 늘 주변에서 맴돌 뿐입니다. 그래서 주변인은 소외의 극복을 위해 공정과 정의를 갈망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희생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이방인의 이야기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종이 되려는 이방인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주님의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야훼 하느님의 의로움임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민족의 사도인 바오로는 불순종한 이방인들에게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선포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인 여인의 믿음을 높이 사 그녀의 딸에게 자비를 베푸십니다. 여기서 관건은 여인의 믿음입니다. 이 이야기는 매우 극적입니다. 여인을 염두에 두지 않고 침묵을 지키시던 주님께서는 드디어 입을 여십니다. 여인에게 암울한 침묵의 순간이 생명의 말씀으로 선포되는 순간입니다. 희망의 소멸이 아니라, 생명의 불꽃이 새로이 피어나는 순간입니다. 이어서 여인은 자신의 믿음을 고백합니다. ‘주인의 식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라도 받고 싶은 여인의 고백은 절절합니다. ‘식탁의 부스러기’는 주님 권능의 부스러기이며, 주님 식탁의 은총에 대한 온전한 의탁입니다. 의탁은 충실한 믿음에서 솟아나는 용기입니다. 이에 대한 주님의 응답은 하느님의 자비와 치유입니다. 버려진 이방인이 하느님의 자비를 통해 주님의 집으로 인도됩니다. 주님의 집, 기도의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의 길을 통해 당신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랑이 곧 하느님의 의로움입니다.

 

형제 여러분! 사랑의 길은 하느님을 향한 갈망과 이웃을 향한 연민의 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예수님의 이야기로 조명하고, 바라보는 것을 배워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는 영광과 기적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거부, 배신, 버림받음, 외로움, 피땀이 흐르는 고통으로 점철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방인들과 같은 처지로 거부당하시고, 버림받으시고, 박해당하셨습니다. 소외된 주변인이셨습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을 향한 더욱 강렬한 갈망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 갈망은 자연스럽게 인간을 쳐다보게 합니다. 

 

 

인간에 대한 그리스도의 연민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소외된 이들, 버림받은 이들, 주변인들의 얼굴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을 소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요즘 비대면 상황이라 이웃의 얼굴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대한 충실한 믿음으로 사랑 가득하게 쳐다보면 우리의 이웃이 보일 것입니다. ‘외면당한’ 예수님의 처지에 놓인 이들을 보고자 하는 소명의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주변에 머무는’ 우리 이웃과 “주님의 사랑의 부스러기”를 함께 나눌 때입니다.

 

 


  1. 9월 6일자 연중 제23주일 강론

    이방인과 세리도 사랑의 대상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
    Date2020.09.03 Views181 강 론이상원 베네딕토 신부 file
    Read More
  2. 8월 30일자 연중 제22주일 강론

    베드로야 내 뒤에 있어라!   낯선 나라에로 여행을 가려고 하면 긴장되고 설렌다. 설렘과 서투른 것이 나중에 추억으로 자리한다. 일상을 벗어나서 새로운 풍광과 다양한 종류의 미식들은 우리의 마음과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무슨 다양한 경험을 할지 모른...
    Date2020.08.28 Views162 강 론김종필 가브리엘 신부 file
    Read More
  3. 8월 23일자 연중 제21주일 강론

    ‘대중가요’로 묵상하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베드로 사도가 답합니다. “당신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참조 마태 16,16) 언젠가 마르타도 “예, ...
    Date2020.08.21 Views235 강 론박영진 베드로 신부 file
    Read More
  4. 8월 16일자 연중 제20주일 강론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이방인은 주인공이 되기 어렵습니다. 주류로부터 소외되어 늘 주변에서 맴돌 뿐입니다. 그래서 주변인은 소외의 극복을 위해 공정과 정의를 갈망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희생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
    Date2020.08.14 Views153 강 론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file
    Read More
  5. 8월 9일자 연중 제19주일 강론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풍랑을 맞아 힘들어하는 제자들을 구해주시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에 혼자 기도하러 산으로 가셨습...
    Date2020.08.07 Views168 강 론임효진 야고보 신부 file
    Read More
  6. 8월 2일자 연중 제18주일 강론

    동참 [나비효과]라는 이론이 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노턴 로렌즈의 이론에 의하면 브라질에서의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은 것이 계기가 되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런 나비효과는 자연현...
    Date2020.07.28 Views197 강 론여인석 베드로 신부 file
    Read More
  7. 7월 26일자 연중 제17주일 강론

    가짜 인생 진짜 인생 묻힌 보물 옛날 중동지방에서는 민족들 간에 전쟁도 잦았고 때로는 홍수나 가뭄 같은 천재도 심해서 생활터전을 버리고 급히 피난을 가거나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에 미처 운반할 수 없는 보물이나 살림 도구 등은 땅을 파서...
    Date2020.07.24 Views177 강 론최재상 마티아 신부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