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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정진국 바오로 신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

 

이 세상의 수많은 존재와 생명 중에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스갯소리로는 제정신이 아닌 미친 사람. 보이는 게 없는 앞 못 보는 사람. 물불 안 가리는 소방관이라 하고 여기에 덧붙여 마누라 혹은 남편이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떤 철학자는 단 한 권의 책도 안 읽은 무지한 자나, 수많은 책을 접한 박식한 자가 아닌 단 한 권의 책만을 읽고 이를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인 자가 제일 무서운 자라 했으며, 또 어떤 이는 잃을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져 가는 이때에 빚쟁이 역시 가장 무서운 사람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두 부류의 빚진 이가 등장합니다. 한 명은 지금 시세로라면 조 단위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일만 달란트의 빚을 진 이와 일용직 석달치 정도의 일백 데나리온을 빚진 이입니다. 그리고 또한 두 빚쟁이가 등장합니다.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이에게 너무도 쉽게 자비롭게 모든 것을 탕감해 주신다는 선한 빚쟁이와 그 많은 빚을 탕감받고도 고작 자신에게 백 데나리온을 빌린 이를 용서하지 못한 무자비한 빚진 빚쟁이입니다.

 

복음의 정신을 떠나 우리는 현실 속에서 일만 달란트를 빚지고도 쉽게 탕감받거나 배째라고 나오거나 더 빌려달라고 후안무치하게 나오는 이들을 봅니다. 이른바 옥스퍼드 어학사전에도 등장한다는 chaebol(재벌)이나 금융기관과 방만한 공기업들입니다. 그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엄청난 빚을 탕감받거나 유예받고서도 고작 백 데나리온조차 갚기에 버거워 힘들어하며 무릎을 꿇고 사정사정하는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과 같은 영세 채무자들을 법이 허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쥐어짜내려 합니다. 그러니 없는 이들에게, 빚진 이들에게 빚쟁이는 가장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말합니다. 정말 무서운 사람은 용서받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용서받고도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용서받지 못한 사람은 그저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용서받고도 용서할 줄 모르는 무자비한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되어버리고, 그로 말미암아 동시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모두 빚진 이들이며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받을 것이 있는 빚쟁이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우리의 가장 큰 빚쟁이는 자비로운 주님이시기에 그분은 우리의 잘못이 일만 달란트라도 기꺼이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에게 일백 데나리온을 빚진 가족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주시고, 나의 실수와 욕심과 교만과 시기로 이웃에게 빚진 백 데나리온은 화해와 겸손과 정직과 성실의 이자로 갚아 나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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