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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03:55

내가 머물고 싶은 곳

조회 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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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체 가톨릭문인회
저 자 민창홍 요한 ● 시인
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281
발행일자 2017-11-26
내가 살고 싶은 곳이라는 주제로 원고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 특정한 어떠한 지역 또는 고향과 같은 곳을 지칭하기보다 나는 사랑의 공간에서 살고 싶다고 썼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해주는 곳에 머물고 싶은 까닭이다. 

최근 한 신문에 게재된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관과 결혼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가 2015년에 실시한 ‘제15회 출산 동향 기본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남녀가 애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일본의 신문들은 동성 친구와 시간을 보내거나 자신만의 취미를 우선하고 남녀 모두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가상세계에서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혼관의 설문에서 특이한 점은 “머지않아 결혼하고 싶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남성이 85.7%, 여성이 89.3%로 남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 결혼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자신의 아이나 가족을 가질 수 있다.”라고 답한 반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다.”라고 답한 남녀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는 이유가 ‘배우자’에서 ‘아이’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전철을 밟아가는 경향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생각하면 부정하고 싶지만 편리한 문명을 내세운 선진국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종교보다 빠르게 번진다는 문명, 좋은 것만 따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얼마 전 일본에 갔을 때 한국인 가이드는 일본도 결혼을 안 하는 젊은이가 많지만 결혼하면 아이를 둘, 셋은 기본으로 낳아서 오늘의 일본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사견임을 전제로 말하였다.  

올가을에는 매주 결혼식장을 찾았던 것 같다. 혼례를 올리고 부부로서 출발하는 젊은이들에게 축하를 보냈다. 가족과 친지들의 축하 속에 신랑 신부는 가장 기본적인 가정공동체로 나가는 첫발을 떼었다. 응원의 박수가 빠질 수 없다. 깨가 쏟아진다, 꿀이 떨어진다고 신혼생활을 표현하기도 한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할 수도 있다. 

가정공동체는 가족들 간의 작은 믿음에서 출발하고 사랑으로 유지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랑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은 우리 교회의 기본 책무이다. 믿음으로 이루어진 하느님의 약속(로마 4,13)이다. 먼저 가신 분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위령 성월을 보내며 내가 머물고 싶은 곳을 생각해 본다. 단풍잎이 알록달록 물들어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노란 국화가 서리를 맞으면서도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사랑이 머무는 공간에서 사랑이 되기 위한 작은 노력이 국화 향기처럼 번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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