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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체 가톨릭문인회
저 자 이선향 안젤라 ● 동시인
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288
발행일자 2018-01-14
“까르르까르르” 
어디선가 너무나 유쾌한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누가 이렇게 행복한가 싶어 찾아보았더니 앞서서 도망가는 아이와 쫓아가는 아이들 한 무리의 웃음이 놀이터를 메우고 있었다. 갑자기 굳어져 있던 내 얼굴에도 웃음이 날아와 웃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나는 언제 저렇게 목젖이 보이도록 웃어 본 적이 있었던가?’ 
어릴 적 밥을 먹다가 갑자기 원인도 없는 웃음이 새어 나오면 입 다물고 조용히 먹으라는 웃어른들의 꾸중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계속 나왔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가 보다. 그때에는.

되돌아보면 세례를 받고 성당을 처음 다닐 때도 행복해서 늘 저절로 웃음이 나왔던 것 같다.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서 성당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이고 행복이었는지. 그래서 어떤 봉사활동을 해도 기쁘게 하였던 것 같고 참 행복했었다.

어느 날인가 펑펑 울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울음이 막혀 버렸는지 아니면 가슴이 닫혀 버렸는지 가슴은 먹먹한데도 울음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면서 소리 내어 울 수 있었을 때가 참 행복했던 때였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음에 슬펐던 기억이 난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뒤척이면서 어둠 속에 비친 나를 떠올려보면서 오늘은 웃고 싶었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는 순수하고 환하고 맑은 웃음을 목청껏 소리 내어 웃고 싶었다. 행복한 생각도 해보고 그냥 미소도 지어보고… 하지만 나는 웃음을, 그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을 잃어버렸다. 어쩌면 쓸 데 없는 것들과 바꾸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 그 소중한 것들을 이제는 찾고 싶다는 것을 느꼈다. 복음의 기쁨을 살아야 하는 내가 마치 이 세상 근심 걱정 다 안고 있듯이 살아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도 주님께 전적으로 의탁하지 못하고 나를 이끌어 주실 주님을 신뢰하지도 못한다는 말인가? 

나의 이런 얼굴을 보고 나의 이런 삶을 보고 누가 복음의 기쁨을 산다고 할 것인가? 어른들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 웃을 수 있을까? 아이들도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 그 속에서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목청껏 웃는 날이 바로 오늘, 그리고 내일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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