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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체 가톨릭문인회
저 자 이현숙 아마타 ● 수필가
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306
발행일자 2018-05-20
결혼과 출산에 관한 청년들의 인식 변화를 보면서 더 이상 결혼이 필수가 아님을 체감한다. 청년들이 3포다, 5포다, 7포다 뭔가 자꾸 포기하는 근본 원인은 경제적 자립도가 낮기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에 놓인 이들에게 밥그릇과 수저 두 벌만 가지고 신접을 차린 부모 세대의 무용담은 머나먼 전설일 뿐이다. 그런데 경제적인 측면 못지않게 여성들의 결혼관이 왜 비관적이 되어야 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들의 ‘출산 포비아(phobia·공포증)’는 출산과 육아를 도맡는 이른바 ‘독박 육아’의 부담에서 비롯된다. 교육 수준이 한껏 높아진 신세대 여성들로서 사회 통념과 관습에 따른 전통적인 주부 역할이 흡족할 리 만무하다. 살림 경력과 관계없이 평생 ‘막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고, 직급의 상향 조정도 포상 휴가나 특별 상여금도 없다 보니 장기근속의 중견 주부마저 더러는 맥이 빠진다. 최근 들어 말로는 주부를 가정의 최고 경영자 입네 추켜세우지만 사회적인 위상은 그대로다. 그렇다고 가정과 직장에서 두루 칭찬받는 ‘알파 우먼’을 욕심내다가는 심신에 탈을 자초한다. 

여성 스스로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데는 이처럼 상당한 이유가 있다. 또한 사노라면 내 편이 아니라 남의 편 같은 남편 때문에 속이 문드러지고, 자식 걱정으로 가슴속이 숯덩이가 된다. 어른이라서 부모라서 참기는 참지만, 사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홀로 서 있는 듯 처절한 기분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윗세대가 저러니 그 밑에서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학습하지 못한 청년들은 이래저래 결혼에 대해 편향적인 시각, 미온적인 태도일 수밖에 없다. 

남녀가 함께하는 인생 여정에도 외로움, 그리움, 아픔은 따른다. 그렇지만 과연 그 힘든 가시밭길에 유익이 있겠느냐는 물음에는 답이 ‘예스’였으면 한다. 우선 예수님의 고뇌를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어 큰 축복이다. 한 명의 배우자, 한두 명의 자식으로 무던히 속을 썩는 우리에게 수억 수십억 자녀를 동시에 관리하는 ‘큰 바위 얼굴’ 예수님이야말로 든든한 스승이시다. 또 하나는 아가페에 근접한 사랑을 실천해 볼 절호의 찬스다. 예수님과 부모 된 자의 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해서다. 

솔직히 ‘인구 절벽(The Demographic Cliff)’에서 살아남으려면 ‘저출산’의 해법을 쥐고 있는 여성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그녀들의 마음을 되돌릴 묘책이 절실하다. 그렇더라도 국가의 성장 동력을 운운하거나 하느님의 창조 사업까지 들먹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땅에 태어난 이상 제대로 된 인생 수업을 함께 체험해 보았으면 한다. 삶은 결코 머리로 터득할 수 없고 교과서로 배울 수 없다. 힘들지만 배울 점이 많고, 견디고 나면 보람찬 것이 결혼 공부라 확신한다. 말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보탠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둘씩만 낳아 국가를 좀 살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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