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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07:55

새들의 기도가

조회 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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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체 가톨릭문인회
저 자 이영자 젬마 ● 시인
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307
발행일자 2018-05-27
한번도 뵌 적 없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섬기며 사랑함으로써 참 많은 은총을 누린다.
이 귀한 사랑을 혼자 가지라고 주시지 않았는데 나는 나누는 마음이 부족해서일까?
넘치도록 욕심을 부린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부활 주간에 강조하시는 예수님 말씀이 꼭 나를 두고 하시는 것 같아 자꾸 마음에 걸린다.
지난 이맘때도 신록 우거진 나무 아래서 성령을 통하여 한 살 더 먹으면 좀 나은 자녀가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나눔의 성숙은 예전과 마찬가지다.
예수님 닮은 사랑 나눔은 인색하고 계명을 지키지 못하면서 나를 위한 기도엔 얼마나 목을 매는가. 
숨은 마음까지 알고 계시는 예수님께 용서를 빌며 말씀 안의 기도를 올린다.
“성경 안에서 저희를 친절히 만나 주시는 아버지
넘치는 성령의 빛으로 제 눈을 열어 주시어 빛을 보게 하시고
제 귀를 열어 주시어 당신의 말씀을 듣게 하시며
제 마음을 열어 주시어 당신 생명을 받아안게 해 주소서.”
마당을 거닐며 기도를 반복하다가 보리수나무에 열매가 익었기에 하나를 따 입에 넣어본다.
찰나에 왕개미가 달려들어 사정없이 발등을 문다.
물린 곳에 약을 바르고 바구니를 챙겨 나서는 사이에 벌써 들새들이 몰려와 수확에 바쁘다.
그런데 새들은 모두 맨발이건만 개미는 어느 발등도 물지 않고 다소곳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다.
가만히 들어보니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아차! 나는 식사 전 기도를 하지 않고 보리수나무 열매를 먹었기에 개미가 한 수 가르쳤구나!
들새는 사방의 친구들을 불러 모아 양식을 나누고 감사기도를 올리는데
열매 하나를 딸 적마다 꼬박꼬박 머리 숙여 창조주께 인사하는 모습이 공손하고 기특하다.
열매를 독차지하려고 바구니까지 챙겨 설쳤으나 빈 바구니가 서운하지 않다.
마음을 비우면 세상 만물이 스승 아닌 것이 없다더니 개미와 들새는 오늘 만난 나의 스승이다.
나의 기도도 새롭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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