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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7 10:05

재의 수요일

조회 수 223 추천 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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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신은근 바오로 신부
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346호
발행일자 20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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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축일은 춘분 다음에 온다. 겨울이 지나고 밤낮의 길이가 처음으로 같아지는 날이 춘분이다. 고대인은 신비스럽게 여겼다. 히브리인은 한 해 첫 달로 삼고 파종을 시작했다. 민족축제인 파스카도 춘분을 보내고 보름달이 뜨면 지냈다. 처음 맞이하는 토요일에 시작했던 것이다. 예수님 부활 사건도 파스카 축제 다음날 있었다.(마태 28,1) 춘분은 태양력 기준이기에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보름은 음력이기에 양력과는 다르다. 부활축일 날짜가 해마다 바뀌는 이유다.

 

사순절은 부활축일 준비 기간이다. 첫날이 재의 수요일이다. 미사 때 재축성과 머리에 얹는 예식이 거행된다. 재는 수난 주일 축성했던 성지가지를 태운 것이다. 이 예식에서 재의 수요일이란 명칭이 생겼다. 이스라엘은 동물을 태운 재에 속죄 의미를 부여했다. 구약의 사제는 암소를 태운 재를 진영 밖에 두었다가 정화의 물을 만들 때 사용했다.(민수 19,9) 욥은 시련이 닥치자 속죄를 위해 재를 찾았다.(욥기 2,8) 예수님께서도 재를 언급하셨다. “코라진아 너에게 일어난 기적이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벌써 재를 뒤집어 쓰고 회개했을 것이다.”(루카 10,13)
 

초대교회는 박해 때 배교했던 교우들을 일정 기간 못 나오게 했다. 그러다 성목요일 이들을 받아들이는 예식을 거행했다. 핵심은 머리와 옷에 재를 뿌리는 의식이었다. 이후 이러한 속죄예절이 없게 되자 재를 얹는 모습도 사라지게 되었다. 중세가 되자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은 다시 부활했고 교우들도 서서히 동참했다. 사순절 첫날이 수요일로 정해진 것은 그레고리오 1세(재위 590-604) 때였다. 교황은 전례 개혁을 주도하면서 사순절 윤곽을 확정지었던 것이다. 단식과 금육을 지키게 한 것은 비교적 최근으로 바오로 6세(재위 1963-1978) 때였다. 한국교회는 18세에서 60세까지는 한 끼 단식하며 14세가 되면 금육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의 수요일은 성공회와 루터교, 감리교에서도 지킨다.
 

재를 얹는 예식은 신자가 아니라도 참여할 수 있다. 미사 없이 개별예식으로 거행할 수도 있다. 재灰는 죽음을 상징하며 사람의 본질임을 상기시킨다. 사제는 재를 바르면서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는 창세기 3장 19절의 말씀을 들려준다. 한자로는 봉재수일封齋首日이다. 재를 시작하는 첫날이란 뜻이다. 재齋는 재계齋戒의 준말로 음식절제와 부정不淨을 피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목욕재계란 말은 널리 쓰인다. 재일齋日은 단식일이다. 소재는 작은 재로 육식하지 않는 재다. 대재는 큰 재로 단식하는 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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