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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성 탄 담 화 문

 

 

 

 

 

 

 

  주교님.jpg  

 

 

 

 

 

 

 

 

 

 

 

 

 

 

 

 

 

 

 

천주교 마산교구

아기 예수의 양부 - 요셉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교우,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 <신앙의 해>를 지내면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사목지표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오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 인사 전합니다. 올해에도 우리 신앙 공동체는 어김없이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고 기념합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강생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크신 은총과 복을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요 셉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복음서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저는 요셉이라는 인물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요셉의 됨됨이를 헤아려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 즉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마태 1,19). “의롭다”는 말은 경건하게 사는 것, 말하자면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대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로운 사람 요셉은 시편 150편이 묘사하는 그런 유형, 즉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은 사람”입니다.

 

요셉은 정식으로 결혼도 하지 않은 약혼녀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이해할 수 없고 감당하기 힘들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하느님의 뜻이 그에게 다가옵니다. 그 결과 파혼하기로 결심했던 마음을 바꾸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기로 합니다.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이면서 마리아가 잉태한 아기도 받아들이고. 이 아기가 나중에 가져올 운명마저도 받아들입니다. 그럼에도 아기의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게 됩니다. 예수라는 이름으로 태어날 이 아기는 당신의 백성을 구원할 것이라는 알 듯 모를 듯 이해할 수 없는 현실도 받아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요셉이 자기 계획대로 살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요셉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천사가 전하는 목소리를 통해서도 하느님의 깊은 섭리와 뜻을 감지하는 세심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상을 뛰어넘는 명령을 내리셔도 다소곳이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계획이나 생각을 이루려고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반항하거나 저항하지 않는 조용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결과 요셉은 자유롭고 위대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임으로써 자아를 반듯하게 세웁니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여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적 자유와 성숙함이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요셉은 철저하게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살았기에 모든 것을 믿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셉은 귀 기울여 듣는 사람, 거의 말을 하지 않으나, 그 때문에 많은 것을 말하는 사람 중에 속합니다. 요셉은 아기 예수님과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를 충실히 보호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믿음 안에서 바라본 요셉의 보호가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파견 사명을 키우며 복음을 선포할 준비를 할 수 있었고, 많은 그리스도인은 자신과 가정의 보호를 위해 전구해 달라고 요셉에게 맡깁니다.

 

우리의 현실

지금까지 요셉이 우리에게 보여준 삶의 자세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현실을 비교해 봅니다. 현실을 살펴보면 성탄 대축일을 기념하는 우리의 자세를 성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자기 결정권>을 확대시키는 시대입니다.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 영향력을 넓히고,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 결정권은 권력에 대한 욕망이기도 합니다. 내가 얼마나 힘이 있는 사람인가를 주위에 보여주고 싶고, 내가 얼마나 능력 있고 대단한 사람인가를 보여 주고 싶어 하는 욕망에 바탕을 둡니다. 내 마음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현실은 당신의 존재감을 높여라, 자기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몸짓을 불리고, 자신의 유능함과 재주를 보여주어라, 그래서 자기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라고 부추깁니다.

 

그 결과 우리의 현실은 하느님을 우리 삶의 중심으로 모시지 않는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하느님을 우선하지도 않습니다. 하느님은 늘 후순위로 밀려납니다. 우리는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선택합니다. 그다음에 하느님을 선택합니다. 믿음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자기 결정권을 행사합니다. 믿음이란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님에도 만들어 내려고 하고 실제로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내가 믿고 싶은 것만 선택해서 믿습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믿지도 않습니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은 진정한 믿음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믿음과 삶이 곳곳에서 무너지고 부서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느님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하느님을 망각하고, 마치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느님 없이 사는 삶을 버리고,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삶을 회복하고, 언제나 하느님을 먼저 선택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야 합니다. 묵을 곳이 없어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는 아기 예수님을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 것입니까? 우리가 나서서 묵을 곳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사와 감사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여 교구민 모두에게 한없는 사랑으로 이 세상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사랑이 풍성히 내리시길 기도합니다. 아울러 다가오는 새해에는 강생하신 우리 주님, 곧 인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오신 주님을 더욱 충실히 따르기 위해 함께 기도와 정성을 모아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기도와 헌신으로 본당과 교구를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다시금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는”(시편 96,11) 성탄을 경축 드립니다.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의 모습으로만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 속에 다가오는 새해를 행복하게 맞이하시기를 빕니다. 새해에는 많은 결실을 기대하면서 희망의 씨앗을 뿌리시고 우리 가운데 탄생하시는 아기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당신 품 안에 안으시고 우리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2013년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주교님사인s.jpg  

교구장 안 명 옥 주교

 

 

 

 

 

2013년 발송용 담화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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