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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의 재(再)자연화를 촉구하며

 

지난 2010년 3월 12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춘계 정기총회를 마치고 주교단 성명을 통하여 “한국 천주교의 모든 주교는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라고 4대강 사업의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공사는 강행되었고, 4대강의 생태계는 인위적으로 건설한 여러 보들로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은 흐르는 강에 답이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우려 그대로 유사 이래 가장 실패한 국책 사업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지난 2월 22일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금강과 영산강에 만들어진 5개 보에 대한 해체, 부분 해체, 상시 개방 처리 방침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책은 매우 불완전한 재(再)자연화입니다. 시급히 보를 해체하고 물의 흐름을 자연에 맡기는 길만이 4대강을 본디 모습으로 복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생명 존중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은 필요합니다

강은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며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온전히 담고 있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생명과 역사를 품고 수만 년을 굽이쳐 흘러온 4대강은 한반도의 대동맥이요, 창조주의 섭리를 깨닫게 하는 생태계의 보고였습니다. 그러므로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은 우리 사회의 무너진 상식의 회복이고, 역사와 문화의 회복이며, 사람과 자연과 하느님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수백억 원의 보 해체 비용 문제를 제기하지만, 실상 수질 개선을 위하여 해마다 4조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부에서는 4대강을 정쟁의 자료로 삼고 틀린 것을 옳은 것인 양 주장하며 현실을 무시한 반대 목소리만 높임으로써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키우고 있습니다.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은 더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을 호소하는 것은 공동선의 의무입니다

복음화는 교회와 사회가 복음적 가치를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촉구하고 복음을 삶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4대강 보 해체와 재(再)자연화는 환경 문제만이 아닙니다. 국민의 엄청난 혈세를 강바닥에 쏟아붓고 소수 대기업에게만 큰 혜택을 안겨 준 부당한 국가 운영을 바로잡는 정의의 실천, 국가 재정의 정상화, 미래 세대에 대한 책무 등 모든 시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므로 국민을 사랑하는 양심적 정치인과 공직자들 모두에게 호소합니다. 당리당략적 이해관계를 떠나 우리 강의 자연성 회복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앞장서 주십시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생명을 살리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4대강을 재(再)자연화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덧붙여 재(再)자연화 이후에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수질 개선을 위하여,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등으로 인한 지천의 수질 악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상시적인 관리와 대책에도 힘써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 47,9).


 

2019년 6월 20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 우 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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